[추후보도] 김병기의원실 전 비서관 이운웅, 부부강간 의혹 모두 무혐의로 밝혀져 국회 김병기 의원실 비서관이었던 이운웅 변호사에 대하여 40여 개 언론사가 2020년 4월에 보도한 부부강간 의혹 보도 180여 건과 관련하여 검찰 수사 결과 강간, 강간치상, 강요미수 의혹이 모두 무혐의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 사실은 ‘일베’였다는 의혹에 대하여도 이운웅 변호사는 “나는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지킨 사람이다. 김 의원님을 도와 37년 동안 전남 군부대에 있던 전두환과 5·18 계엄군의 승전기념비를 찾아 언론에 공개하고 이로써 이를 철거하도록 하였다”며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이 변호사는 “언론과 네티즌의 마녀사냥으로 국회 비서관직에서도 사실 확인 없이 직권면직 당하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도 매장당해 생계를 위한 구직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수없이 쏟아지는 비난으로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지옥 같은 상황 속에서 저와 제 가족의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맞서 싸웠다”며 “이제 사실이 밝혀진 만큼 저에 대한 직권면직에 책임이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김병기 의원실에서 저와 제 가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힘써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에 대한 악의적인 언론 보도로 함께 명예가 훼손된 제 모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과 육군사관학교, 대구과학고의 명예도 함께 회복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민주주의와 국가 공동체, 인권수호를 위해 다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운웅 변호사는 국회 비서관 시절 최영함 홋줄 사망사고 원인 규명 및 대책 마련 등 국방·방산 분야 업무 추진 등을 통해 김 의원을 보좌했다. 이후 제21대 총선이 끝난 직후인 2020년 4월 18일 부부강간 의혹이 제기되면서 2020년 4월 20일 비서관직에서 직권면직 됐으나, 이번 수사 결과 해당 의혹들은 모두 무혐의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 추후보도는 이운웅 변호사가 11월 1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추후 보도를 신청한 내용을 수용함에 따른 것이다. |
[일요신문] 총선 이후 사회면에서 유독 보좌진 관련 뉴스가 많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은 부정청탁 의혹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현직 국회의원의 비서관은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의 고용주인 정치인들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보좌진의 비위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며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를 요구하기도 했다.
#총선 이후 사회면 채운 보좌진 사건‧사고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대검찰청에 의뢰했다. 현직 검사인 추 장관의 정책보좌관이 2019년 자신이 맡은 사건 관계자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제기된 의혹의 내용은 이렇다.
전주지검은 2019년 5월 전북의 한 장애인협회장 이 아무개 씨(당시 63)를 업무상 횡령으로 구속 기소했다. 이 씨는 2013년부터 5년 동안 7억 2000만 원 상당의 공금을 가로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가 협회장으로 있던 협회는 장애인들이 만든 물건을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이윤을 창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수사가 마무리된 지 약 1년이 된 시점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사건 담당 검사였던 추 장관의 정책보좌관이 이 씨와 경쟁관계에 있던 양 아무개 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구속영장 청구를 약속했다는 제보가 권익위에 들어온 것이다.
권익위는 최근 추미애 장관의 정책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대검찰청에 의뢰했다. 사진=연합뉴스
취재 결과 양 씨는 이 씨가 구속수사를 받고 있던 2019년 4월 해당 협회의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협회 근로자들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선출된 회장이 아니라며 취임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문을 내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사건과 관련해 추 장관의 정책보좌관이 실제 청탁을 받고 영향력을 발휘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권익위 관계자는 “제보 내용이 실제인지 혹은 양 씨가 담당 검사의 이름을 이용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건을 수사 기관에 의뢰했다”는 입장이다.
보좌진들의 사건‧사고 소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월 19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비서관 A 씨를 강간 및 가정폭력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임신 8개월의 임신부라고 밝힌 여성은 4월 18일 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남편 A 씨로부터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혼 배경에 강간이 있었으며 결혼 후에도 지속적인 부부 강간과 폭행 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남편이 8개월 된 아이를 낙태하라며 400만 원을 입금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지난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의원 밑에서 일하는 국회 공무원이다. 의원실에 소속된 이후에는 권력을 내세워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 씨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연락이 닿지 않던 A 씨는 21일 기자에게 “거짓과 조작으로 점철된 글과 비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만간 몸을 세우고 정신을 차려 그간의 사실 관계를 증거와 함께 밝히고 진실을 공개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해당 의원실은 20일 A 씨를 면직처리 했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다. 사건에 대한 입장표명 없이 면직처리로 끝내는 것이 사실상 ‘꼬리 자르기’로 보인다는 것이다. 앞서 A 씨 부인은 A 씨가 소속된 의원실에 도움을 청했으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실에 병원비 문제와 출산 문제가 시급하니 남편의 출근 여부라도 알려달라고 하니 ‘뭐라 해줄 말이 없고 출근도 안 하고 연락도 안 된다’며 미친여자 취급을 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도 남편은 출근 중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실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알고도 눈감거나, 되레 떠넘기거나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실 보좌진은 보좌관(4급) 2명, 비서관(5급) 2명, 비서(6·7·8·9급) 각 1명, 인턴비서 1명, 입법보조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비서부터 보좌관까지는 국회사무처에 등록된 별정직 공무원이다. 다만 채용과 해직 권한은 철저히 국회의원 개인에게 있다.
얼마나 유능한 보좌진을 두느냐에 따라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지역구 활동을 보좌하는 것은 물론 입법 발의, 상임위 활동, 예‧결산안 심의, 국정감사 등 국회의원의 모든 공식 활동에서 그 기반을 마련하는 주체가 보좌진인 까닭이다. 각종 행사의 연설문 역시 이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특히 4급 보좌진은 사실상 국회의원과 정치공동체 관계에 있다는 것이 전직 보좌관들의 중론이다.
한 쪽은 인사권, 한 쪽은 정보를 쥐고 있다 보니 웬만큼 큰 사건이 아닌 이상 ‘제 식구 감싸기’가 빈번히 일어난다. 제19대 국회에서 일했던 전직 보좌관 B 씨는 20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식구’보다는 ‘이해관계인’이 적절한 표현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의 나쁜 예가 많았다. 그러나 결국은 한손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오른손, 보좌진을 왼손에 빗댄 것이다.
B 씨는 “일단 의원실 식구가 되면 가족보다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여의도 밖에서는 못 듣는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겪는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맡겨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 보좌진의 개인 이력과 집안, 정치 성향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의원은 무급 노동자인 입법보조원 채용 면접에도 일일이 나설 정도다. 보좌진 개인 비위에 대해 ‘영감님(국회에서 국회의원을 지칭하는 용어)은 몰랐어요’가 통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제20대 국회의 보좌진 가운데 한 명이었던 C 씨는 국회의원의 잘못을 보좌진에게 떠넘기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비위 행위를 보좌관 개인의 소행으로 떠넘긴 일이 있었다. 이른바 ‘꼬리 자르기’다. 해당 사건은 재판까지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림자처럼 일하는 입장에서 ‘내 잘못은 개인의 일탈이 되고, 영감의 잘못도 내 잘못이 될 수 있구나’라고 느낀다. 현재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 씨는 최근 논란이 된 사건들에 대해 “보좌진과 정치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해당 보좌진에게 ‘아무개의 보좌진’이라는 권력을 준 사람이기도 하다.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할지라도 고용주로서 최소한 입장 표명이라도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