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고민정 민주당 광진구을 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고민정 후보는 잠룡 오세훈 통합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들 여야 4인방인 ‘고민정·이수진 vs 김은혜·배현진’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고민정 당선자와 김은혜 배현진 당선자는 각각 KBS 아나운서와 MBC 뉴스 앵커 출신이다. 이수진 당선자는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의혹을 폭로했던 인사다.
고 당선자는 21대 총선 최대 격전지인 광진을에서 50.4%를 기록, 보수 잠룡 오세훈(47.8%) 통합당 후보를 격침시켰다. 정치평론가들이 마지막까지 여권 경합열세로 꼽은 지역에서 반전 드라마를 쓴 것이다. 고 당선자는 당선 직후에도 “어깨가 많이 무겁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부대변인을 맡았던 고 당선자는 지난해 4월 25일 대변인으로 승격, 문재인 대통령 입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고 당선자를 민주당 대변인 영순위로 꼽는다. 총선 기간 내내 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맡았다.
이수진 당선자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 핵심 과제인 ‘검찰 개혁’을 이끌 선두주자다. 이 당선자는 격전지인 동작을에서 52.2%를 얻어 판사 선배인 나경원(45.0%) 통합당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선거 기간 내내 ‘기승전·검찰개혁’을 외친 이 당선자는 판사 시절 법원 블랙리스트를 폭로했던 이탄희(경기 용인정) 당선자와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당선자가 4월 3일 석촌동 부근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역대급 참패를 당한 통합당은 ‘보수 여전사’ 교체 준비에 돌입했다. 여성 저격수로 통하던 전희경 이언주 의원 등이 줄줄이 낙선해서다. 이들을 대신할 원투펀치는 ‘김은혜 배현진’ 당선자다.
MBC 기자와 앵커를 지낸 김 당선자는 이명박(MB)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KT 커뮤니케이션실 전무를 거쳐 최근까지 MBN 앵커로 활약했다. 통합당의 한 인사는 “3선 같은 초선 의원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배현진 당선자의 활약도 주목된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선 배 당선자는 과반(50.5%) 득표율을 기록,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최재성(46.0%)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2년 전 보궐선거(29.6%) 득표율과 비교하면, 20.9%포인트나 더 득표한 셈이다.
배 당선자는 지난 2년간 주말마다 송파을 지역 주민과 스킨십을 통해 바닥 민심을 훑었다. 대표적인 친홍(친홍준표)계로 통하는 배 당선자는 홍준표(대구 수성을) 무소속 의원이 복당과 당권 접수 등에 따라 주가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신현영(비례대표 1번), 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조수진(비례대표 5번) 당선자도 여성 전사 대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의사인 신현영 당선자는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출신이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조수진 당선자는 미래한국당 대변인에 임명됐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