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게이트 당시 부산지검 수사관들이 부산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95년 초대 민선 부산시장으로 당선된 문정수 전 시장은 1997년 임기 도중 한보그룹 비리로 기소되는 오명을 썼다. 이로 인해 이듬해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이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문 전 시장의 뒤를 이어 당선된 이는 안상영 전 시장이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부산시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2003년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다. 구속 수사를 받던 안 전 시장은 2004년 초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때 안 전 시장의 권한대행을 맡은 이가 바로 오거돈 당시 행정부시장과 안준태 당시 기획관리실장이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10년간 시장직을 맡아온 3선의 허남식 전 시장은 이른바 엘시티 게이트에 연루되어 곤욕을 치렀다. 엘시티 시행사 관계자가 “허 전 시장에게 수천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을 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허 전 시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되었으나 이후 2심과 3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한편 서병수 전 시장의 최측근 인사들도 엘시티 게이트로 줄줄이 체포되며 당시 부산시장이던 서 전 시장에 대한 연루설도 제기되었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부산 시민들에게 아직까지 큰 상처로 남아있다.
암흑의 굴레는 이번 민선에서도 재현됐다. 오거돈 전 시장은 보수 텃밭이었던 부산에 24년 만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으나 연이은 악재로 몸살을 앓았다.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은 오 전 시장 사퇴 하루 전날 검찰로부터 5년을 구형받았다. 그는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금융기관의 금품과 청탁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되며 지난해 11월 사퇴했다. 여기에 오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까지 추가되며 부산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 시민 김 아무개 씨(37)는 “시장 복이 없는 것인지, 우리가 못난 시장을 뽑는 것인지 모르겠다. 부산 시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역대 시장들의 행보는 실망스럽다. 그 누구에게도 기대가 없는 상황”이라며 한탄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