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을 장착하고 연습경기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장민재가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만 깜짝 활약을 펼친 게 아니다. 4월 11일 팀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한 장민재는 7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등 4차례 등판해 19이닝 1실점(0자책점)을 기록했다. 비록 빠른 공의 구속이 140km/h를 넘지 않았지만 장민재는 직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뛰어난 제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장민재는 인터뷰 때마다 “나는 빠른 공 투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투수가 정확하게 던진 공은 타자가 치기 어려워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한 명의 선수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닮은꼴이다.
2009년 신인 2차 3라운드에 지명돼 한화 유니폼을 입은 장민재는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는 마당쇠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드디어 선발로 마운드를 지켜나가다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겨우내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하며 더욱 철저하게 몸 관리를 했다는 그는 비시즌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개인 훈련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2015년 겨울부터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과의 오키나와 개인 훈련에서 장민재는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선배를 통해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가늠하게 된 것.
장민재는 “지난 시즌은 부상 등으로 몸 관리의 중요성을 절감했던 한 해였다”면서 “오키나와 개인 훈련 동안 현진 형과 많은 대화를 통해 야구선수의 체력과 멘탈 관리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조언들이 야구장에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종 선발 투수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장민재. 그의 SNS 프로필에는 ‘초부득삼(初不得三)’이란 문구가 담겨 있다. 처음에 실패했어도 세 번째에는 성공한다는 말로 꾸준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기만성형 선수로 불리는 장민재가 올 시즌에는 마지막에도 웃을 수 있을까. KBO 리그 개막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