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관련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1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전두환 씨가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27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오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 씨는 27일 오후 2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고자 이날 낮 12시 19분쯤 법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8시 25분쯤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한 바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타난 전 씨는 “왜 반성하고 책임지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전 씨는 2019년 3월 11일 열린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사과 의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광주지법은 이날 전 씨의 이름, 나이, 직업, 주소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진행한다. 전 씨는 법정동 2층 내부 증인지원실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한 뒤 재판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전 씨 측은 재판부에 부인 이 씨가 법정에 동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앞서 전 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씨는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사유서를 제출하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재판장이 바뀌면서 형사소송법에 따라 인정신문을 새로 받아야 하는 만큼 출석하기로 했다.
전 씨의 자택과 광주지법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민단체와 취재진이 몰렸다. 시민들은 ‘5·18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등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