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티빙, 웨이브, 올레TV, U+모바일 등의 토종 OTT가 있지만 넷플릭스는 자사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영화와 드라마의 트렌드를 이끌면서 시청자를 주목을 끌었다. 디바이스(시청기기)를 가리지 않고 하나의 계정으로 여러 명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데다 해외 TV 시리즈물까지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넷플릭스의 존재감이 급부상한 것이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DVD 대여로 100만 회원을 돌파한 것이 2003년,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20년 현재 넷플릭스 유료 회원 계정수는 1억 8300만에 이른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사실 넷플릭스는 5G 시대에 갑자기 툭 튀어나온 OTT가 아니다. 우리에겐 얼마 전까지 생소했던 이름이지만 미국에선 1998년부터 DVD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도 알고 보면 온고지신. 넷플릭스는 1999년부터 DVD 무제한 대여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회원의 사용이력을 토대로 프로그램 빅데이터 추천 서비스 역시 2000년부터 DVD 대여에 활용되고 있었다.
넷플릭스가 미국에서 DVD 대여로 100만 회원을 돌파한 것이 2003년,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20년 현재 넷플릭스 유료 회원 계정수는 1억 8300만에 이른다. 달라진 점이라면 2003년엔 DVD를 대여해 가던 미국 내 오프라인 고객이 2020년엔 전 세계의 온라인 고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가 PC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한 건 2007년, 사업을 완전히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해 회원수 2000만 명을 돌파한 것이 2010년이다. 소위 자본으로만 들이대는 ‘갑툭튀’가 아니라 오프라인부터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온 실력자였다는 얘기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엔 전 세계 190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론칭했다. 글로벌 론칭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2016년 연매출 88억 3067만 달러(약 9조 9212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201억 5644만 달러(약 23조 71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의 자본을 토대로 온라인 스트리밍 세계에서 ‘원 월드’가 구축되어 가고 있는 듯한 형국이다.
사용기기가 PC든 모바일이든, 태블릿이든 관계없이 그중 하나 혹은 모두를 사용해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넷플릭스가 유료 구독 회원을 대폭으로 늘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디바이스 간의 연동 서비스를 사용자가 쉽게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번거롭게 하는 광고나 약정이 없다는 점도 매력이다.
#어떻게 봐야 제대로 볼까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는 분야는 크게 TV 시리즈, 영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플랫폼의 카테고리도 TV 프로그램, 영화, 내가 찜한 콘텐츠 3가지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넷플릭스에서 TV 프로그램은 복수의 에피소드를 가진 콘텐츠를, 영화는 한 편으로 이루어진 콘텐츠를 뜻한다.
콘텐츠는 특정 주제와 장르, 내용에 따라 묶은 장르옵션 컬렉션에서 원하는 장르별 작품을 찾을 수 있다. 먼저 TV 프로그램은 TV 연속극과 코미디, 버라이어티, 예능 등 TV 시리즈물을 볼 수 있는 카테고리로 국내 프로그램은 물론 해외 시리즈물도 망라돼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하기 전엔 각국 내에서만 즐기던 TV 시리즈가 세계 여러 언어로 서비스되면서 쉽게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넷플릭스의 장점으로 떠올랐다. 미국이나 영국의 TV 시리즈, 소위 ‘미드’와 ‘영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콘텐츠는 특정 주제와 장르, 내용에 따라 묶은 장르옵션 컬렉션에서 원하는 장르별 작품을 찾을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TV 프로그램 카테고리에는 한국드라마, 미국드라마, 영국드라마, 아시아드라마, 버라이어티·예능, 액션, 드라마,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호러, SF·판타지, 키즈, 청춘·하이틴, 애니, 다큐시리즈, 자연과학, 역사, 한국이 만든 콘텐츠, 음성지원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각 세부카테고리는 키워드를 통한 분류이기에 프로그램은 중복되어 노출된다. 예를 들어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는 한국드라마, 드라마, 로맨스, 청춘·하이틴 등의 카테고리 안에 모두 들어가 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시청할 프로그램을 고르기 수월하게 하기 위한 장치다.
영화 카테고리 역시 비슷한 장르로 나뉘어 있다. TV 프로그램과 비슷한 기본적인 장르 구분에 더해 영화제 수상작, 독립영화, 어린이·가족,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뮤지컬, 고전 등이 추가되어 있다. 내가 찜한 콘텐츠 카테고리 안에는 내가 보고 있거나 저장한 콘텐츠가 나열된다.
카테고리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메인화면에 ‘지금 뜨는 콘텐츠’ ‘오늘 한국의 TOP 10’ ‘OOOO과 비슷한 콘텐츠’ ‘OO님의 취향저격 콘텐츠’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신규 콘텐츠’ 등의 컬렉션이 바로 보이기 때문에 취향별 프로그램을 고르기 쉽다.
혹은 넷플릭스가 설정해 놓은 컬렉션 명으로 검색하면 더 구체적인 작품 검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감성폭발 한국 TV 드라마’ ‘푼수 캐릭터 한국 TV 프로그램’ ‘평론가 호평! 한국 영화’ ‘피투성이 호러 영화’ ‘직장을 다루는 감동적인 TV 드라마’ ‘웹툰 원작’ ‘대책 없이 낭만적인 시대물’ ‘믿고 보는 작가들’ 등의 컬렉션은 넷플릭스가 이미 리스트업 해놓은 컬렉션들이다.
특정 키워드로의 검색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1990년대’로 검색할 경우 ‘1990년대 전 세계 드라마 수상작’, ‘응답하라! 1990년대’와 같은 컬렉션이 PC 버전 기준 우측 상단에 뜬다. 여기서 ‘1990년대 전 세계 드라마 수상작’ 컬렉션을 누르면 ‘타이타닉’, ‘굿 윌 헌팅’, ‘가을의 전설’ 같은 세부 작품이 뜨는 식이다.
하나의 계정 안에서 최대 5개까지 서로 다른 프로필을 설정해 놓고 사용 언어, 시청 콘텐츠, 자동 재생 여부 등 개인 취향에 맞는 프로필을 따로 관리할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부부도 모르는 취향의 세계
넷플릭스에는 프로필 설정 기능이 있다. 한 가정에서 하나의 유료 구독을 하더라도 할머니, 아빠, 엄마, 아이가 서로 다른 프로필을 설정해 놓고 개인 취향에 맞는 프로필을 따로 관리할 수 있다. 계정마다 최대 5개까지 프로필을 만들 수 있고 각각 사용 언어, 시청 콘텐츠 제한, 자동 재생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
자녀 프로필의 시청기록은 삭제나 변경, 숨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녀의 시청 습관을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하지만 같은 계정이기 때문에 다른 프로필에도 접근이 쉬워 타인의 시선까지 의식하면서 프로그램을 골라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부부나 연인, 가족끼리도 숨기고 싶은 취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땐 시청기록 삭제나 숨김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계정 페이지의 시청기록 메뉴에서 삭제할 수 있다.
어린이 프로필을 분리해 놓을 수 있다는 점도 유용하다. 자녀 프로필의 시청기록은 삭제나 변경, 숨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녀의 시청 습관을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다. 계정관리 화면에서 ‘자녀보호’ 기능을 선택하면 4자리의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고 유아, 어린이, 청소년, 성인으로 분류된 연령대별 등급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 특정 작품만 골라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방식도 있다.
그럼 넷플릭스에서 요즘 뜨는 작품들은 어떤 것일까.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란 뭘까? [집콕연휴2]에서 소개한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