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을의 ‘인생골’로는 2015년 동아시안컵 한일전의 극적 역전골이 꼽힌다. 사진은 당시 골 세리머니 장면. 사진=연합뉴스
그는 “골 장면 자체도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앞뒤 상황이 더욱 극적이었다. 스토리가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전가을은 발바닥 부상 탓에 팀 훈련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당연히 풀타임 출전은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그 상태로 대회가 열리는 중국에 갔다”고 설명했다.
운명의 한일전, 대표팀은 전반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조소현의 골로 추격하는 상황이었다. 전가을은 “감독님(윤덕여)은 그래도 나에게 후반 짧은 시간 출전하며 상대를 흔드는 역할을 기대하셨던 것 같다. 나도 그 정도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후반 들어 몸을 풀던 그는 정규시간 12분을 남기고 교체 출전했다. 윤덕여 감독이 남긴 말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였다. 1-1로 팽팽한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찬스가 났다.
“골대까지 거리가 있어서 처음엔 선수들에게 연결해 주려고 했다. 그런데 전광판을 보니 킥을 하면 경기가 끝나겠더라. 그래서 슈팅으로 계획을 바꾸고 공을 향해 서 있는 각도를 바꿨다. 가볍게 찼는데 골망이 출렁거렸다. 그때만큼은 부상 통증도 안 느껴졌다(웃음). 감독님이 아픈 나를 믿어주셨고 그에 보답했기에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