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영화제 상까지
넷플릭스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는 2012년에 8개 에피소드로 제작된 ‘릴리해머’다. 이후 2013년에는 백악관을 배경으로 정계의 야망과 음모 등 치열한 암투를 담은 정치물 ‘하우스 오브 카드’가 시즌 6까지 총 73편이 공개됐다. 이 작품은 실제 미국 정치계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들을 만큼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와 흥미로운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의 유명 정치인들이 이 시리즈에 매료되었다고 전해지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 최초로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7개의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가 받은 최초의 상이었다. 그 기세를 이어 2014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중 최초로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올랐으며 로빈 라이트는 웹 TV 프로그램의 여성 배우 중 최초로 골든 글로브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미국 비평가협회 시상식, 미국 배우조합상 등에서 다양하게 수상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작품성과 함께 인기가도를 달리면서 넷플릭스는 공격적으로 투자했고 각국의 특성에 맞는 시리즈를 따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포스터 왼쪽 상단에 빨간색 ‘N’ 표시가 있으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뜻이다. 2018년 12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드박스’는 공개 후 4주 만에 8000만 이 넘는 유료 구독 계정에서 스트리밍됐고, 지난해 6월에 공개된 오리지널 작품 ‘머더미스터리’는 공개 후 4주 만에 7300만 계정에서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다. 이 외에도 지난해 3000만 계정 스트리밍을 넘으며 흥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트리플 프런티어’ ‘퍼펙트 데이트’ ‘톨걸’ ‘하이웨이맨’ ‘우리사이 어쩌면’ 등이 있다. 영화 외에 3000만 계정 스트리밍을 넘은 오리지널 시리즈물은 ‘위쳐’ ‘기묘한 이야기’ ‘종이의 집’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데드투미’ 등이 있다.
#국내 오리지널 작품들
한국에서 처음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은 2016년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다. ‘옥자’에는 주인공인 한국 아역배우 안서현 외에도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이 등장했고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등 해외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한국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작품임을 표방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국내에 넷플릭스 유료 구독자가 많지 않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어 봉준호 감독의 명성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넷플릭스의 한국용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은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에는 국내에서 예능의 신으로 불리우는 유재석을 필두로 김종민, 이광수 등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은 출연자들을 내세워 ‘범인은 바로 너!’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코미디쇼로는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 스페셜’ 제작에 이어 지난해에는 19금 토크쇼인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아이유와 배두나가 출연한 ‘페르소나’, 국민 여동생 김소현의 ‘좋아하면 울리는’, 윤현민의 ‘나 홀로 그대’ 등의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들어온 2016년에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옥자’를 시작으로 넷플릭스의 한국용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은 계속됐으며 최근‘킹덤2’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 다큐 어디까지 봤니?
넷플릭스는 다큐멘터리도 자체 제작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자연, 음식, 음악, 문화, 스포츠,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최근 인기작은 지난해 4월에 공개돼 4주 만에 3300만 계정 스트리밍을 기록한 ‘우리의 지구’다. 4년 동안 600명이 넘는 제작진이 전 세계 50개국을 오가며 북극의 오지와 아프리카 초원, 남미의 정글 뒤에 숨겨진 서식지와 대양의 심해 등에서 경이로운 지구의 풍광을 담았다. 역대 인기 TV시리즈로 꼽히는 BBC 다큐 ‘살아있는 지구’의 제작진이 만들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2000만 계정 스트리밍의 오리지널 다큐 ‘FYRE:꿈의 축제에서 악몽의 사기극으로’ 역시 지난해 최고의 흥행작 가운데 하나다. 2017년 ‘파이어 음악 페스티벌’의 축제 사기극 전말을 다루고 있다. 이 외에도 아시아 길거리 음식문화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길 위의 셰프들:아시아’는 ‘셰프의 테이블’과 함께 넷플릭스 최고의 푸드 다큐멘터리로 꼽힌다.
러시아 올림픽 도핑 스캔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다뤄 2018년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이카로스’와 공연을 준비하는 비욘세의 이야기를 담은 ‘비욘세의 홈커밍’ 등도 추천작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제작은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한 의지라고도 볼 수 있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자연, 음식, 음악, 문화, 스포츠,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오지지널 시리즈를 통해 점차 단순한 OTT 서비스를 넘어서고 있다. 오리지널 시리즈가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이고 오리지널 시리즈에 힘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는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나 유니버셜 스튜디오처럼 영화 제작사의 길을 걷고 있다.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8편이 24개 부문의 후보로 오르며 제작사 가운데 후보 지명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의 거대 영화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 픽처스가 디즈니 플러스라는 이름으로 OTT 서비스에 뛰어 들고 있는 만큼, 점점 프로그램 제작사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OTT 회사와의 구분 자체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는 제작사가 프로그램을 만들고 OTT 회사가 서비스를 해주며 협력하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제작사와 OTT사의 구분이 흐려지면서 양쪽이 경쟁사가 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해 월트 디즈니 픽처스가 자회사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OTT 사업에 뛰어들면서 디즈니가 자사의 프로그램들을 가져가게 되면 넷플릭스의 입지가 다소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과 흥행, 스트리밍 서비스의 결합이 다수의 제작사 및 OTT의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독주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집콕연휴3]에서는 4월 30일 석가탄신일과 5월 1일 근로자의 날, 주말을 끼고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4월 말 5월 초의 황금연휴에 넷플릭스에서 볼 만한 최신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