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공범으로 지목된 현역 군인 ‘이기야’의 신상이 4월 28일 공개됐다.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최소 74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3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송되는 모습. 사진=고성준 기자
육군은 28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조주빈과 박사방을 공동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원호(19) 일병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신상공개로 인해 피의자와 가족 등이 입게 될 인권침해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국민 알권리, 동종 범죄 재범 방지, 범죄 예방 차원에서 피의자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군이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사방 관련해서는 3번째 신상 공개가 된다. 앞서 민간 경찰은 조주빈과 공범인 ‘부따’ 강훈(18)의 신상 공개를 결정한 바 있다.
이원호 일병은 박사방 내에서 ‘이기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성 착취물을 수백 회에 걸쳐 유포하고, 박사방을 외부에 홍보한 혐의로 14일 군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조주빈 측이 밝힌 박사방 공동 운영자 3명 중 1명이다.
신상 공개 규정이 없었던 군은 최근 이원호 사례를 계기로 피의자 신상 공개 관련 지침을 새로 마련했다. 성폭력 범죄 피의자 얼굴 등 신상 공개는 수사를 진행하는 수사기관에 따라 각 군 본부 법무실과 군사경찰실, 국방부 검찰단, 국방부조사본부 신상 공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각 수사기관 신상 공개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하며, 공정성·객관성을 지키고자 외부 위원은 법조인과 의사, 성직자, 교육자, 심리학자 중 반드시 4명 이상 포함하도록 정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