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혜은이와 배우 김동현이 이혼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들은 이미 2019년 7월에 협의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 장례식장을 찾은 혜은이와 김동현의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2017년 방영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한 김동현은 “문화방송에서 주말 드라마 할 때 혜은이 씨를 처음 만났다. 그때 혜은이 씨는 정상에 있던 사람이고, 저는 신인 탤런트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혜은이는 한 번의 결혼에 실패했고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까지 있었지만 김동현은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했다. 김동현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그런 게 중요하냐. 내 성격이 불보다도 더 뜨겁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혼 5년 뒤인 1995년 11월 KBS 1TV ‘아침마당 목요초대석’에 출연한 혜은이는 가세가 기울어 밤무대 가수가 돼야 했던 사연을 털어놨다. 보증과 김동현의 영화제작 실패 등으로 큰돈을 날리고 많은 빚을 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혼시절부터 금전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방송에서 어려웠던 시절을 얘기하곤 했다.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김동현은 “영화로 거의 200억 원 가까이 잃었다”고 고백했다. 혜은이는 “독한 마음으로 10년 동안 그 빚을 갚았다. 돈이 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했어야 했다. 방송을 하면 시간을 빼앗겨 방송도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에서는 혜은이가 당시 기름값이 없어 아이 저금통에 있는 돈을 꺼냈던 사연을 이야기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혜은이와 김동현은 연예계에서 손꼽히는 잉꼬부부였다. 금전적인 어려움은 있었지만 부부관계는 늘 좋았다. 이들을 잘 아는 중견 연예관계자는 “결국 이혼을 했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다”며 “그렇지만 정말 그들은 사이가 좋았다. 방송에선 화목해 보였지만 결국 이혼한 쇼윈도 연예인 부부하고는 달랐다. 정말 애틋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화목하고 애틋한 모습은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소개됐다. 그러기에 200억 원 가까운 큰돈을 날리고 빚더미에 올라 어려웠던 시절의 에피소드도 시청자들은 행복한 부부의 과거 추억 정도로 받아들였다.
다시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2010년이다. 김동현이 사기 혐의로 피소된 것이다. 김동현은 2010년 7월 양평군 용문면 1700평 규모의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잔금을 지불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당시 김동현은 “후배에게 땅을 샀는데 잔금 지불이 해결이 안 됐지만 곧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의 오해였을 수도 있어 당시 피소는 미풍으로 지나갔지만 2014년 김동현은 또 다시 피소된다.
혜은이와 김동현의 화목하고 애틋한 모습은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소개됐다. 사진=SBS 제공
2014년 김동현은 지인에게 빌린 돈 1억 원가량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동현은 2009년 지인에게 1억 2000만 원을 빌려주면 2개월 안에 신도림동 주상복합 건설사업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을 받아 갚겠다고 말했지만 갚지 않았다. 게다가 김동현이 공동 대표로 있던 건설사는 분양실적이 저조해 돈을 갚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2011년에는 다시 피해자에게 ‘빌라 담보대출을 받아 돈 일부를 갚으려 하는데 체납된 세금을 내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여 1000만 원을 추가로 빌리고 또 갚지 않았다.
당시 김동현은 아주경제 인터뷰에서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게 아니라 친구가 돈을 빌릴 때 보증을 서주고 이름을 올렸던 것인데 친구가 암으로 사망하면서 빚이 저에게로 넘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김동현은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됐다.
2016년 3월 세 번째 사기 혐의 피소 사실이 알려졌다. MBC 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 제작사가 김동현을 상대로 “기지급 출연료 가운데 출연하지 못한 회차 출연료 3924만 원을 돌려 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위대한 조강지처’에 출연 중이던 김동현은 앞선 사기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중도 하차했다. 이미 전회 출연료를 받은 터라 하차 이후 출연료를 돌려줘야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피소됐다.
2016년 8월엔 네 번째 사기 피소 소식까지 들려왔다. 김동현이 경기도 연천 전원주택(매매가 1억 3000만 원)을 담보로 돈을 빌렸지만 갚지 않고 담보물로 제공한 건물의 소유권 이전도 해주지 않아 피소된 것이다. 결국 검찰은 빚이 많은 김동현이 빚을 ‘돌려막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김동현은 “실제로 빌린 게 아니라 지인이 돈을 빌리는 데 담보조로 차용증서에 서명만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2018년 9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 그해 12월 2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그런데 지난해 1월 또 다시 피소됐다. 이번엔 소속사 대표에게서였다. 그는 김동현이 2015년 6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총 1억 1400여 만 원을 빌려갔지만 거짓말만 거듭하며 돈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기 혐의로 법정 구속됐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채 두 달도 안 된 때였다. 게다가 소속사 대표는 혜은이도 공연을 핑계로 3000만 원을 빌려간 뒤 갚지 않고 있다며 민사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계속 악화되면서 결국 지난해 7월 혜은이와 김동현은 이혼에 이르게 됐다.
스포츠조선 인터뷰에서 김동현은 “혜은이라는 사람이 김동현 때문에 너무 오랜 기간 고생했다. 이제는 나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이 웃고 더 기운차게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이혼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