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가 침묵을 깨고 개막한다. 다만 당분간은 무관중 경기로 시즌이 진행된다. 사진=박정훈 기자
#두산 베어스 ‘예비 FA로이드 효과’ 기대
두산 베어스의 지난 시즌은 ‘미라클’ 그 자체였다. 정규시즌 종료를 한 달 앞둔 시점까지만 해도 한국시리즈 직행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무서운 막판 스퍼트로 SK 와이번스를 따라잡아 시즌 최종전에서 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드라마를 썼다.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는 강팀을 연이어 꺾고 올라온 키움 히어로즈를 가볍게 물리치고 통합 우승을 일궜다. 임기 5년 동안 모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김태형 감독은 역대 사령탑 최고액에 3년 계약을 했다.
올해도 두산은 변함없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강팀 두산을 일군 야수들이 고스란히 팀에 남아 있다. 무엇보다 올해를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주축 선수들이 아홉 명이나 된다. 투수 유희관 이용찬 권혁 장원준, 내야수 김재호 허경민 오재일 최주환, 외야수 정수빈까지 명단도 화려하다. 대대적인 일명 ‘예비 FA로이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두산으로선 올해가 통합 2연패의 적기인 셈이다.
지난해 KBO 리그 최우수선수였던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로 떠났지만, 그 자리를 채울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도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키 190cm에 체중 115kg의 당당한 체격을 자랑하는 데다 최고 시속 157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자체 청백전 때도 두산 타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고, SK와의 연습경기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가볍게 상대를 제압했다. 공 82개로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를 내준 게 전부다. 심지어 “5이닝을 던졌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시즌 중에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해 상대팀들을 긴장케 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 역시 지난해 KT 위즈에서 이미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투수다. KBO 리그에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다.
#키움 히어로즈 ‘샌즈 공백’ 어떻게 메울까
키움은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 플레이오프에서 SK를 차례로 꺾고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시즌 직후 한국시리즈 준우승 사령탑인 장정석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손혁 전 SK 투수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래도 여전히 키움은 올해 우승 후보팀으로 분류된다. 오프시즌에 프리에이전트(FA) 포수 이지영과 투수 오주원이 잔류해 전력에도 큰 변화가 없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도 재계약했다. 박병호를 필두로 김하성, 이정후, 서건창이 버티는 국가대표급 타선도 건재하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타자 자리다. 지난 2년 동안 중심 타선을 지켰던 지난 시즌 타점왕 제리 샌즈가 일본 프로야구 한신으로 떠났다. 지난해 타율 0.305, 홈런 28개, 113타점을 기록한 샌즈의 공백을 누가,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새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가 왔지만 시범경기와 연습경기에서 아직은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 둘과 최원태, 이승호가 버티는 선발진에는 사이드암 한현희가 합류한다. 불펜 자리에 더 익숙한 한현희는 오랫동안 바랐던 선발 기회를 다시 한 번 잡았다. 의욕이 높다.
SK는 지난 10여년간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을 메이저리그로 떠나 보냈다. 사진=이영미 기자
#SK 와이번스 ‘7년 만에 처음’ 외인 투수 모두 교체
2009년부터 부동의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지난해 필승 셋업맨으로 활약하던 김태훈이 선발 투수로 전환해 김광현의 빈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든든하게 선발진을 지켜 오던 오른손 선발 문승원과 잠수함 선발 박종훈은 ‘토종 에이스’ 타이틀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시작한다.
둘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믿을 만한 4·5선발이었다. 문승원은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냈고, 박종훈은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국가대표로 2019 프리미어12에 출전해 제 몫을 해냈다. 둘 다 꾸준히 선발 투수로 경험을 쌓으면서 값진 노하우도 많이 쌓았다. 최우선 목표는 나란히 두 자릿수 승수를 넘겨 합작 25승 이상을 해내는 것. 둘 다 데뷔 후 최고 승수와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문제는 두 외국인 투수다. 외국인 듀오 앙헬 산체스와 헨리 소사까지 각각 일본과 대만으로 흩어지면서 지난 시즌 선발진 다섯 중 1~3선발이 모두 빠져 나갔다. SK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채 새 시즌을 맞이한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새 외국인 투수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
일단 킹엄은 합격점을 받았다. 자체 청백전부터 연습경기까지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아직 구속이 다 올라오지 않았지만, 스피드까지 정상화되면 더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반면 청백전 22⅓이닝 동안 자책점 12점을 내줬던 핀토는 연습경기에서도 여전히 불안했다. 구속은 시속 153㎞까지 나오지만 볼넷이 너무 많다. 개막을 앞둔 SK의 큰 불안 요소다.
#LG 트윈스 ‘우승의 한’ 풀 수 있을까
LG는 2020시즌 창단 30주년을 맞는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류중일 감독의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선수단은 ‘현역 최고령 선수’ 박용택의 은퇴 시즌을 맞아 우승의 한을 풀고자 똘똘 뭉쳐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로 희망도 봤다.
지난 2년간 정주현이 주전 2루수로 뛰었지만, 타 포지션보다 경쟁력이 약하다고 판단해 국가대표 2루수 출신 정근우를 2차 드래프트로 영입했다. 류 감독은 정근우가 경험과 수비 면에서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 두 선수 모두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지난해 10개 구단 최고의 원투 펀치를 이룬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는 올해도 LG와 함께한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3선발 차우찬도 여전히 건재하다. 세 투수는 지난 시즌 선발승의 79%를 책임졌다. 다만 송은범과 임찬규로 이어질 4선발과 5선발은 아직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플랜 B가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LG는 1차 지명 오른손 투수인 이민호와 신인 2차 1라운드로 지명한 왼손 투수 김윤식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고졸 신인 정우영이 단숨에 1군 주축 투수로 자리 잡으면서 신인왕에 등극했듯, 이들 역시 가능성만 보여 준다면 1군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공산이 있다.
#NC 다이노스 ‘간판 타자’ 나성범 복귀
2013년 1군 진입 후 2018년 사상 첫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던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5위로 포스트시즌에 복귀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2년 계약을 했던 신임 이동욱 감독의 임기도 2021년까지 연장됐다. 베테랑 불펜 김진성이 스프링캠프에서 연봉 계약을 한 뒤 사상 초유의 ‘자진 조기 귀국’을 택하는 잡음도 불거졌지만, 전력은 지난 시즌보다 한결 안정적이다.
가장 큰 플러스 요인은 간판 타자 나성범의 복귀다. 창단부터 팀 간판으로 활약한 나성범은 지난해 5월 경기 도중 오른 무릎을 다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총 23경기에 나선 게 전부. 그러나 차근차근 재활을 끝낸 뒤 스프링캠프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명타자로 개막전부터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전 구단 최고의 전력보강으로 꼽혔던 포수 양의지도 건재하다. 1984년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 이후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올랐다. 올해는 공수에서 양의지의 부담도 한결 덜할 전망이다. 빅리그 유망주 출신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가 왔고, 나성범도 돌아온다. FA 포수 김태군도 잔류해 수비 백업 자원 역시 든든하다. NC로서는 주전 선수들의 예기치 못한 부상을 막는 게 유일한 숙제다. 이를 위해 스트렝스-재활 트레이닝 전문가인 박일봉 디렉터를 영입하기도 했다.
#KT 위즈 ‘공격력 강화’ 강백호 1루수로
KT는 올 시즌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의 적기로 삼고 있다. 이강철 감독 체제로 맞이한 지난 시즌에 창단 최다승(71승)과 승률(0.500)을 기록했고, 시즌 막바지까지 5강 경쟁을 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선발과 불펜에서 주축으로 자리 잡은 점이 가장 큰 성과다. 비로소 1군 무대에 어울리는 팀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시즌에는 선수단의 리더인 외야수 유한준과 FA 잔류 계약을 해 전력 유출을 막았다.
공격력 강화가 첫 번째 화두다. 2018시즌 신인왕 출신 강백호가 외야수에서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강백호는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무난한 수비를 보여줬다. 고교 시절 포수를 맡았던 경력 덕에 강습 타구 처리도 잘해낸다. 내야 파울 타구 처리와 콜 플레이에 익숙해지면 1루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 부담을 덜어낸다면, 장기인 타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괴물 신인’으로 평가되는 1차 지명 소형준과 에이스 역할을 할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유신고 출신 소형준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일찌감치 선발감으로 낙점됐다. 연습경기 한화전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확실히 이름을 알렸다. 데스파이네는 성적 자체는 좋지 않았지만, 직구 구위와 변화구의 낙폭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경쟁력 있는 투수로 인정 받고 있다. 마무리 투수는 이대은의 몫이다.
#KIA 타이거즈 ‘친구 리더십’ 맷 윌리엄스 감독
올해 KIA 타이거즈의 새 사령탑은 맷 윌리엄스 감독이다.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와 트레이 힐만(전 SK)의 뒤를 잇는 역대 세 번째 외국인 감독. 계약 기간은 3년이다. 한국에서는 처음 감독이 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베테랑 지도자다. 워싱턴 내셔널스 지휘봉을 잡고 무려 179승 145패를 쌓아 올렸다. 무엇보다 빅리그에서 다섯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 수상 경력도 있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빅리그 시절 ‘강한 리더십’으로 주목 받았던 그는 최대한 많은 선수를 직접 보고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대규모 선수단 54명을 스프링캠프에 데려갔다. 편견 없는 눈으로 훈련 모습을 차분하게 지켜본 뒤 시즌을 구상하고 옥석을 가렸다. 예전 명성대로 취임 직후부터 ‘강한 정신력’과 ‘공격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했지만, 한편으로는 선수들에게 먼저 장난을 치면서 다가거나 ‘양현종 감독 VS 임기영 감독 매치’ 같은 이벤트를 먼저 기획하는 등 친구 같은 리더십도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부동의 주전 2루수였던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로 FA 이적하면서 공백이 생겼다. 오랜 기간 리그 정상급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김선빈-안치홍 듀오는 해체됐고, 함께 FA가 됐던 김선빈만 잔류 계약을 하고 KIA에 남았다. 이제 김선빈은 안치홍 대신 지난해 주전으로 발돋움한 신예 내야수 박찬호를 새 파트너로 맞아 들였다. 포지션에는 변화가 생겼다. 안치홍의 자리였던 2루로 김선빈이 옮겨 가고 박찬호가 유격수를 맡는다. 박찬호는 30대로 접어든 김선빈의 자리를 물려받을 차기 주전 유격수 감으로 꼽혀왔다.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 6월 복귀
삼성의 지난 시즌은 악몽에 가까웠다. 개막 후 4월까지 10승 20패로 부진해 일찌감치 순위표 아래쪽에 자리 잡았고,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모두 하위권을 맴돌았다.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가 7월 퇴출됐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 역시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남기고도 8월 짐을 쌌다.
시즌 후반에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두 명(다린 러프, 맥 윌리엄슨)을 운영하는 궁여지책까지 썼지만 백약이 무효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결국 김한수 감독이 물러났다. 구단은 데이터 야구에 특화된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파격 선택을 했다.
삼성은 최근 세 시즌을 함께한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러프는 이 기간 팀이 때려 낸 홈런 413개 중 86개(20.8%)를 혼자 책임졌다. 타율도 0.314로 높았다. 그러나 재계약 조건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러프 대신 영입한 타일러 살라디노는 타격보다 수비가 강점으로 분류됐던 멀티 내야수지만, 다행히 청백전과 연습경기를 거치면서 타격에서도 기대를 받고 있다.
물론 삼성의 가장 큰 변화는 ‘끝판대장’ 오승환의 복귀다. 오승환은 원정 도박 혐의로 인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모두 소화한 뒤 6월부터 마운드에 설 수 있다. 불펜 필승조 최충연이 음주운전 적발로 뛸 수 없게 된 삼성으로선 천군만마다. KBO 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가 돌아오면서 적어도 ‘지켜야 할 경기는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올해 8월 사이드암 심창민이 전역하면 우규민과 장필준까지 포함한 리그 최상급 불펜을 보유하게 된다. 최채흥, 원태인 등 신예 투수들이 맡게 될 선발진의 안정이 관건이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정은원’ 키스톤 콤비 활약 기대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함께한 외국인 선수 세 명 모두와 재계약했다. 구단 창단 이래 처음이다. 특히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은 KBO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한 중후반에 더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닝 소화력과 탈삼진 능력, 제구까지 모두 구단의 기대를 충족했다. 채드 벨이 갑작스러운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아 개막 3연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지만, 공백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따라서 한화의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는 서폴드와 채드 벨의 뒤를 받칠 토종 선발진 셋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일단 한 자리는 지난해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장민재가 꿰찼다. 다른 한 자리는 과감한 트레이드로 채웠다. 정민철 신임 단장이 부임하자마자 롯데에 포수 지성준을 내주고 지난해 선발 투수로 활약한 베테랑 장시환을 데려왔다. 장시환은 지난해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한 단계 성장했고, 올해는 기량과 마인드 모두 더 좋아졌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젊은 키스톤 콤비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유격수 하주석은 지난 시즌 개막 5일 만에 왼쪽 무릎 십자 인대를 다쳐 수술을 받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한화 입장에선 대전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신예 정은원이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은 게 작은 위안거리였다. 올해는 하주석이 부상을 털고 100%의 몸 상태로 복귀한다. ‘유격수 하주석-2루수 정은원’ 키스톤 콤비는 한화가 기다려 마지 않던 환상의 조합이다. 둘 다 아직 젊고 공수주에서 잠재력이 큰 선수들이라 정규시즌에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벌써부터 팀의 기대가 크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돌연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했던 이용규는 올해 선수들이 직접 뽑은 주장이 돼 돌아왔다. 중견수 이용규와 우익수 제라드 호잉이 나란히 서게 된 한화 외야는 이제 지난해와 무게감이 다르다. 한화 캠프 최고 격전지였던 좌익수 자리는 2차 드래프트로 이적한 두산 출신 정진호가 맡는다. 두산 시절 늘 ‘다른 팀에 가면 주전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 ‘광폭 행보’ 성민규 단장, 그 결과는?
지난해 5월 말 10위로 떨어진 롯데는 결국 승률 0.340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채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에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동반 사퇴하는 악몽까지 겪었다. 롯데는 결국 두 달 가까이 공석이던 단장 자리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인 30대 성민규 단장을 선임해 팀 체질 개선을 꾀했다.
성 단장은 이후 광폭 행보를 보였다. 키움 수석코치 출신 허문회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FA 계약 문제로 무적 신분이던 노경은을 다시 데려오고, 지난해 국내 선발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등판한 장시환을 한화에 내주면서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다. KIA와 FA 협상 난항을 겪던 안치홍을 2+2년 계약으로 붙잡았고, 최근에는 트레이드로 젊은 외야수 추재현을 영입했다. 성 단장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지난해 팀 선발승이 가장 적었던 롯데는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한 구단이기도 하다. 특히 다섯 시즌 동안 뛴 효자 외인 브룩스 레일리와 결별했다. 새로 합류한 애드리안 샘슨과 댄 스트레일리는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험을 지녔다. 다만 샘슨이 위독한 아버지를 간호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시즌 초반 출전하지 못하는 게 변수다. 귀국 후에는 2주 자가격리 기간까지 거쳐야 한다. 박세웅-노경은-서준원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아직 물음표가 많다. 지난해 선발진에서 활약한 김원중이 소방수로 자리를 옮겼다.
배영은 일간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