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 궁금한 이야기Y
‘반짝이는 수현이는 언제 오나요?’ 노을이 지는 풍경 사진과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글. SNS을 둘러보던 유진 씨는 우연히 박 아무개 씨(가명)의 SNS을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고 한다.
온수역에서 하루 종일 여성들을 기다리고, 따라가고, 뒷모습을 찍어 마치 아는 사람인양 글을 쓴 후 SNS에 올린 게시글들. 명백한 스토킹이었다.
그 중에서도 유진 씨는 유독 한 여성이 걱정스러웠다고 했다. 박 씨가 온수역 근처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매일 같이 스토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의 행동 하나, 하나를 몰래 찍고 심지어 영상까지 촬영해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박 씨의 SNS 게시글 중에는 “일하다가 스트레칭하고 기지개 펴고 지루해?ㅋㅋ 새해부터는 다시 중간에 들를게. 잘 들어가요”라는 글을 볼 수 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제작진은 어럽게 그녀와 연락이 닿았다. 뜻밖에도 그녀는 이미 스토킹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일을 그만둔 후에도 수 개월간 그와 비슷한 옷차림만 봐도 두려움에 떨었다는 수빈 씨(가명). 박 씨는 수빈 씨가 일하는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났다고 한다.
더욱이 수빈 씨의 집과 학교까지 쫓아왔다고 한다. 제작진은 그가 SNS에 올린 사진들을 토대로 그가 주로 다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스토커 박 씨. 그런데 그는 제작진에게 황당한 말을 꺼냈다. 여성들이 자신을 찾아왔다며 스토킹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박 씨는 “‘나는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있겠다’고 SNS에 올리면 그거 보고 그 시간에 얘가 나와요. 그래서 제가 찍을 수가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이 자신을 만나러 온 것이라며 스토킹하고도 떳떳한 남자. 그는 무엇이 이토록 당당한 것일까. 여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온수역 스토커 박 씨의 정체를 추적했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