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닛산·포르쉐가 국내에 판매한 경유차량 14종의 배출가스 장비를 불법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강남구 더클래스 효성 메르세데스벤츠 강남대로전시장. 사진=박정훈 기자
환경부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한국닛산,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 판매한 경유차량 14종 총 4만 381대에 대해 배출가스 불법조작으로 최종 판단하고 7일 인증 취소 및 형사 고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배출가스 조작을 확인한 벤츠 12종 3만 7154대, 닛산 1종 2293대, 포르쉐 1종 934대 등 총 차량 14종 4만 381대에 대해 배출가스 인증을 이달 중 취소한다. 또 이들 차량을 수입·판매한 벤츠, 닛산, 포르쉐에 결함 시정 명령 및 과징금 부과, 형사고발 등 조치할 계획이다.
환경부 조사 결과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된 이들 경유 차량에는 인증시험 때와는 달리 실제 운행 시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해 주는 장치) 요소수의 사용량이 줄었다. 요소수는 환원촉매 시스템에 쓰이는 촉매제로 배기가스의 미세먼지 원인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줄여준다. 또 이들 차량에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작동을 중단시키는 불법조작 프로그램이 설치돼 질소산화물이 과다하게 배출됐다.
벤츠의 경유차량 불법조작은 2018년 6월 독일 교통부에서 의혹이 먼저 제기됐고, 이후 환경부가 당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조사 결과 벤츠의 유로6 경유차 12종은 차량 주행 시작 후 운행 기간이 증가하면 질소산화물 환원촉매 요소수 사용량을 감소시키거나,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장치 가동률을 저감하는 방식으로 조작돼 도로 주행 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실내 인증기준 0.08g/km의 최대 1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닛산과 포르쉐의 경우 불법조작으로 적발된 유로6 차량과 동일한 제어로직이 쓰이는 만큼, 이들 회사의 유로5 차량까지 확대 조사한 결과 확인됐다. 환경부가 2019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자동차배출가스 결함확인검사에 나선 결과, 닛산은 공기 온도가 35도 이상일 경우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가동을 중단하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질소산화물이 기준보다 최대 10배 이상 배출됐다. 포르쉐도 엔진 시동 후 20분 경과한 시점부터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가동률을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이 적용돼 질소산화물이 기준보다 최대 1.5배 이상 나왔다.
환경부가 이들 업체에 부과할 과징금으로는 벤츠 776억 원, 닛산 9억 원, 포르쉐 10억 원으로 추산된다. 결함시정 명령을 받은 수입사는 45일 이내에 환경부에 결함시정계획서를 제출하여 승인을 받아야 하며, 해당 차량의 소유자는 계획서에 따라 차량의 결함 시정 조치를 받게 된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