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을 보유한 문도원 보령 머드 감독은 “굉장히 배 부르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사이버오로
문도원 감독은 “1지명 중에 이런 든든함을 가진 1지명이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굉장히 배가 부르다. 세계대회 일정도 달라져서 최정 선수가 올해는 대국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다. 다른 팀들, 많이 긴장하셔야 할 것 같다”라고 경고(?)했다.
작년 우승했던 부안 곰소소금을 제외하고 기존 팀들은 대부분이 색깔을 크게 바꾸었다. 작년 리그에서 쉬었던 ‘쓰리 박(박지은·박지연·박태희)’이 들어왔고, 보호지명 기한이 풀린 조승아 선수와 기대주 김은지 선수가 들어왔다. 덕분에 용병이 없는데도 전체 평균전력이 아주 높아졌다. 왕년에 1지명급이었던 선수들이 대거 2지명으로 내려왔다. 이번 리그에서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올해 입단한 최연소 기사 김은지 선수가 2지명에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삼척해상케이블카 이용찬 감독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김은지를 영입했다. 선수선발식에서 1지명으로 조혜연을 말하고, 연이어 김은지를 2지명으로 호명했다. 이용찬은 입단 전 장수영 도장에서 4년 이상 김은지를 지도했던 스승이다. ‘슈퍼루키’ 김은지가 지닌 장단점과 발전가능성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이다. 이용찬 감독은 “어떻게 보면 과감한 선발이라고 생각한다. 전반기보단 후반기, 내년보단 내후년이 더 강한 팀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
슈퍼루키 김은지 초단이 삼척 2지명으로 뽑혔다. 사진=사이버오로
삼척 팀은 1지명 조혜연, 3지명 이민진을 뽑아 노련미로 ‘리그 초출’ 김은지의 단점을 보완했다. 조혜연은 11세에 입단한 원조 천재기사다. 최근 스토커에 당한 피해를 호소하며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요대국 결장보다 스토커에 의한 심리적 충격을 극복하고 대국에 집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맏언니 이민진도 카리스마 강한 실력자다. 정관장배나 지지옥션배 같은 대회에서 막강한 힘을 보여준 연승의 여왕이다. 결혼 후에도 삼성화재배 본선에 오르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었다. 삼척팀은 전반적으로 실력이 세지만, 개성이 강한 독특한 색깔을 가졌다. 감독이 조화를 잘 이루면 무적의 팀이 될 수도 있고, 틀이 어긋나면 최하위로 추락할 수도 있는 도깨비팀이다.
이용찬 감독은 일요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조혜연 선수는 미리 일요일 출전 불가를 선언했다. 이번 리그에 우리 팀은 마지막 14라운드 통합리그를 빼면 일요대국이 두 번뿐이다. 조혜연 선수는 작년 여자리그에서 13승 4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다. 결장 두 번이 전체 승부에 큰 영향은 없다고 본다. 조혜연 선수는 김은지 선수보다 스물두 살이 많다. 어린 기사의 성장을 귀엽게 바라봐 줄 수 있는 나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김은지 선수는 초반 라운드 성적이 아주 중요하다. 첫 리그 참가지만, 워낙 대범한 성격이라 깊게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여자리그 개막식은 생략한다. 개막전 첫 경기에선 서울 부광약품과 부안 곰소소금이 맞붙는다. 이어지는 1라운드에선 여수 거북선-삼척 해상케이블카, 보령 머드-인천 EDGC, 포항 포스코케미칼-서귀포 칠십리가 격돌할 예정이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