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제19회 축제의 주제와 방향을 설명했다
[일요신문=전주] 신성용 기자 =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주제를 현악기를 소재로 ‘_잇다(Link)’로 정했으나 ‘코로나19’라는 돌출 변수를 만나 프로그램과 축제 준비를 놓고 산고를 치르고 있다.
7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일정과 주제를 비롯한 축제의 얼개와 코로나 정국을 맞아 고려하고 있는 쟁점들을 공개했으며 특히 코로나 19로 인한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에 대한 고심을 털어놨다.
올해 19회를 맞은 소리축제는 9월 16~2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도 14개 시군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지난해 관악기에 이어 올해는 현악기를 주요 소재로 하고 현악기의 특징인 이음과 줄 등을 모티브로 주제를 ‘_잇다(Link)’로 정했다.
‘_잇다(Link)’는 나와 상대, 무한한 대상 간 연결의 의미를 확장하고 축제 전반의 콘셉트를 만남과 접속, 포용과 수용이라는 가치를 전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잇다’ 앞의 ‘_’(언더바)’는 관객들의 열린 해석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수많은 연결의 대상을 아티스트와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둔다는 의미이다.
올해 축제는 이 같은 틀 아래 개막공연과 산조의밤, 광대의노래 등 대표 프로그램 통해 동서양 현악기를 집중 조명하고 ‘찾아가는 소리축제’ 강화로 프로그램 규모와 의미를 확장했으며 현악기 ‘이음’의 의미를 담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포용한 프로그램 배치 등 세 가지를 중점 추진 방향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러시아 포커스’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지난해 소리축제와 MOU를 체결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페테르부르크 콘서트홀’ 등 양국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외 예술가들의 교류와 협업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그러나 글로벌 축제로서 국내외 아티스트 사이를 잇고 음악적 소통을 통한 다양한 결과물을 선보여 온 소리축제로서는 ‘코로나19’라는 복병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외 컬래버레이션, 해외 아티스트 초청 등이 적지 않은 사전 준비기간과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
현재로서는 정상 개최를 목표로 하되 다양한 변수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축제의 특성상 축제 일정을 연기하는 문제는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일정에서 최대한의 대안으로 치를 방침이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내부적으로 다양한 변수를 놓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 역시 확정성을 갖기 어렵다”며 “최상에서 최악까지의 스펙트럼 안에서 고민하되 시기적으로 마지노선인 오는 7~8월 경 실현가능한 범위를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19가 우리 사회는 물론 전 세계에 미친 다양한 영향들에 대한 분석도 소리축제의 새로운 고민으로 안겨졌다. 현재의 일상적,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변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전개되고 확장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리축제는 특히 이러한 전 세계적인 정세변화와 문화예술 패러다임의 향방, 이른바 코스모폴리탄이라고 불리는 세계시민들의 정서적 상처 등을 어떻게 보듬고 축제에 반영해 나갈 것인지 장기적인 고민도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장 하반기 공연 및 축제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 코로나 사태로 인한 도민과 관객들의 정서적·경제적 변화와 추이 등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내년 축제 20주년이 맞물려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다양한 고민과 분석을 통해 새로운 정서와 국내외 환경에 맞는 변화된 축제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있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앞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스럽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축제의 존재 의미, 사회적 가치, 지역민과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정서적 영향 등을 최우선으로 국내외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물 흐르듯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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