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성관계를 한 여성들을 불법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연급 배우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배우 A 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200시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다.
A 씨와 함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여자친구 B 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200시간과 보호관찰 1년을 명령했다.
A 씨는 ‘모델 섭외팀장’이라는 직위로 여성들을 만나 성관계 뒤 이들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자친구 B 씨는 A 씨가 다른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게 된 뒤 피해자들을 상대로 협박하거나 이들의 사진을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준민 판사는 “피해자들은 이 범행으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직업을 계속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 회복이 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피고들에 대한 엄벌을 청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A 씨가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점, 일부 피해자의 사진은 유포되지 않은 점, B 씨가 게시한 사진 역시 수 분 만에 삭제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 씨에 한해서는 “피해자들을 비방하는 전화나 메일 등을 보내지 말고, 피해자와 관계된 일체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지 말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A 씨는 앞서 온라인 성범죄를 고발하는 영화에 피해자 역할의 조연으로 출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성범죄 재판의 피고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영화 제작사이자 A 씨가 속해 있던 회사는 A 씨를 퇴사 조치하는 한편, 이 같은 범죄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