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가 메이저리그 중립 경기를 치를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미국 온라인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과 일간지 ‘뉴욕포스트’는 오는 6월 11일 시범경기와 스프링캠프를 재개하고 7월 2일 정규리그를 개막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구단이 이런 내용의 일정을 선수단에 공지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MLB 사무국은 시즌 운영 방안을 확정하지 않았다. 이는 선수 노동조합도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계속 다양한 방안이 논의 중이지만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것.
지난 4월 초 까지만 해도 MLB 사무국과 MLB 선수노조는 애리조나 주에서 30개 구단이 모여 무관중 경기로 정규시즌을 개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다 애리조나 주만이 아닌 플로리다 주로 나눠 정규리그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최근 업데이트된 내용은 애리조나, 플로리다 외에 텍사스가 중립지역으로 거론됐다. 특히 텍사스 레인저스 홈구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돔구장 형식으로 새로운 야구장을 건립한 터라 더위를 고려한다면 최적의 장소다.
내부적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현실로 이뤄지기까지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우려 수준이란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애리조나, 텍사스, 플로리다 지역은 아직까지 경제 재개가 진행되지 않았고, 여전히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야구를 위해 다시 모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아이들이 있는 기혼 선수들은 가족과 떨어져 4~5개월 동안 ‘격리’된 채 야구장과 호텔만 오가는 생활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야구를 하고 싶고, 시즌 개막을 위해 과감한 조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야구만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도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격리 야구’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누구보다 야구를 하고 싶고, 야구를 사랑하지만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야구만 해야 하는 상황은 가장인 그에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 시즌을 강행했다가 선수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의 후폭풍도 고려해야만 한다.
만약 MLB가 재개되려면 먼저 30개팀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검사 키트와 장비를 준비할 수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또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할 경우 입장 수입 감소로 선수들의 연봉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 삭감 폭에 대한 선수와 구단주의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된 의견을 모으는 것도 시급한 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은 여전히 플로리다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도 세인트루이스에서 고독한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7월에도 메이저리그가 문을 열지 못한다면 MLB의 2020시즌은 아예 시작도 못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