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학원 입구에 붙은 안내문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 일대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 영향이 학원가에도 미치고 있다. 당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원어민 강사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영어학원에서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원어민 강사가 나와 급히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이 학원은 공지사항을 통해 “원어민 강사가 접촉자와 동선이 일부 겹쳐 즉각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갔으며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원은 일주일간의 방역과 위생관리를 위해 휴원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강사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일주일 동안 격리에 들어갔다.
지방의 원어민 강사도 상경해 연휴를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 영덕 지역의 원어민 강사 4명이 당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덕군은 10일 이들 4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이태원을 자주 방문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송파에 거주하는 정 아무개 씨(46)는 “원어민 강사가 있는 영어학원이나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전화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어떻게 믿느냐’는 반응이 많다. 강사들은 대개 20~30대인데 긴 연휴에 집에만 있었을 것 같지 않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서울 강남 일대 영어학원들은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강남과 서초에 위치한 한 프랜차이즈형 대형 영어학원은 11일 “원어민 강사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아직까지 확진자나 의심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어민 강사의 문제는 학원은 물론이고 학교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대부분이 적게는 1명 많게는 두세 명의 원어민 강사를 둔 까닭이다. 한편 교육부 12일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등교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