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의 울산 제3공장 매각이 불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8월 에쓰오일에 매각한 옛 포스코플랜텍 울산 제2공장. 사진=포스코플랜텍
포스코가 인수한 후 포스코플랜텍은 수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 5월, 포스코플랜텍은 채권단에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을 신청했고, 같은 해 9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약정을 체결하면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당시 포스코플랜텍이 밝힌 자구안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비용절감, 울산공장 매각 등이다. 2015년 말 기준 포스코플랜텍의 자본은 마이너스(-) 1319억 원으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2019년 말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을 유암코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방식은 포스코플랜텍의 주식을 6 대 1 비율로 무상감자한 후 유암코가 유상증자를 통해 포스코플랜텍에 600억 원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8일자로 유암코는 포스코플랜텍 지분 71.93%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고, 포스코는 지분율 10.99%의 2대주주가 됐다.
유암코의 인수 결정 후에도 울산공장 매각 작업은 이어졌다. 포스코플랜텍 울산공장은 제1·2·3공장으로 구성돼있다. 포스코플랜텍은 2018년 7월 울산 제1공장을 바커케미칼코리아와 에어프로덕츠코리아에 각각 지분 50%씩 총 191억 4680만 원에 매각했다. 2019년 8월에는 제2공장을 에쓰오일(S-oil)에 517억 원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포스코플랜텍 측은 “제2공장 매각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1000억 원대로 떨어지고, 제3공장까지 매각하면 은행 차입금이 대폭 줄어들어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이익만으로도 충분히 상환할 수 있어 재무 건전성이 매우 좋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19년 11월에는 수처리 업체 유그린텍과 울산 제3공장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의 주요 내용은 유그린텍이 포스코플랜텍에 계약금 10억 원을 낸 후 2020년 4월에 중도금 242억 원, 2020년 9월 잔금 168억 원, 총 420억 원을 내고, 2020년 9월에 해당 공장을 양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포스코플랜텍에 따르면 유그린텍은 중도금 242억 원을 납부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매각 계약이 해지됐다.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유그린텍이 중도금 납입일자를 넘겼고, 앞으로도 납입을 할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며 “왜 중도금을 내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계약 조건에 따라 매각 계약을 해지했다”라고 전했다.
제3공장 인수 계약을 맺었던 유그린텍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유그린텍은 2019년 9월 울산에 설립된 업체로 자본금은 100만 원이다. 유그린텍의 본사 건물 소유주는 건설 업체 더블유홀딩스다. 서 아무개 더블유홀딩스 대표가 유그린텍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보아 단순 건물주와 입주자의 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요신문은 더블유홀딩스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도 “유그린텍이라는 회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3공장 매각이 불발되면서 포스코플랜텍 자구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19년 말 기준 포스코플랜텍의 자본은 -1109억 원이고, 부채도 4204억 원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제3공장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매수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아직 세부적인 계획이 나온 건 없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