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자는 5월 13일 최근 제기되는 온갖 의혹과 관련해 “할머니와 활동가를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최준필 기자
윤 당선자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제가 국회의원 당선자가 되었기 때문에 제 목소리에 어떤 제약을 가하려는 의도도 다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단체를 이끌어온 윤 당선자가 받고 있는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윤 당선자가 대표를 맡았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 사용처 논란, 또 다른 하나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사전에 통보받았냐는 의혹이다.
일부 언론은 지난 11일 정의연이 하룻밤에 3300여만 원을 술집에서 사용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윤 당선자는 이와 관련해 회계 처리가 부실했다는 논란이 일자 “(행사가 140여 건인데, 공시 한 칸에) 깨알같이 다 쓸 수가 없다”며 회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앞서 정의연은 “국세청 기준에 따라 지출항목별 대표 지급처를 기재하며, 2018년 모금사업비 총액의 대표지급처를 ‘디오브루잉’으로 기재했다”며 “2018년 모금사업비의 지급처는 140여 곳에 이르며, 3300만 원은 140여 곳에 지급된 지출총액”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당선자는 ‘위안부 합의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2015년 한‧일 합의 당시) 우리 모두 다 충격을 받았다. 그 이야기는 언론도, 우리도, 어느 누구도 접하지 못했던 사실”이라며 ‘사전 합의설’을 반박했다.
윤 당선자는 “2015년 여러 차례에 걸쳐 한‧일 국장급 협의가 열린다. 청와대와 일본의 수상관저가 비밀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협의 했다는 이야기만 보도됐지 어느 결과도 나오지 않았었다”라며 “그제서야 저희들이 (법률가와) 면담 요청을 하고 ‘어떻게 됐느냐’ (물어보면) ‘협의를 설명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의 활동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정의기억연대가 지난 5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종현 기자
이용수 할머니가 윤 당선자에게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가라’고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치권에 대한 할머니의 시선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이번 총선 비례대표를 선정하는 과정이 너무 숨가빠서 신청하기 전에 할머니와 의논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를 신청한 뒤 할머니께 ‘급박한 상황이 있어서 제가 신청했습니다’라고 말했더니 (할머니께서) ‘아, 그래, 잘했어’라고 하셨다”라며 “제가 어느 인터뷰에서 ‘우리 이용수 할머니가 저를 지지해주셨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용수 할머니가 그 내용을 다른 분을 통해 들으셨고 그때 전화를 하셨다. ‘해결하고 가라. 죽을 때가지 이건 해결해야지 어디로 가냐’(라고 말했다)”고 했다. 윤 당선자가 문제를 외면하고 정치권으로 입성하는 것으로 이용수 할머니가 오해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상실감과 서운함이 있으셨던 것 같다. ‘할머니,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치권으로) 갑니다’라고 해도 못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며 “앞으로 풀어드려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
윤 당선자는 최근 자신과 정의연을 둘러싸고 연일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조장되고 있다”며 “제 딸이 (미국) UCLA 대학의 음대 대학원을 다니는데 (딸의) 친구에게 기자가 접촉했다. (그 기자가) ‘딸이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녔느냐’, ‘집은 어디에 살았느냐’, ‘놀며 다녔느냐’ 이런 걸 물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딸은)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굉장히 먼 거리를 걸어 다니고 시내 나갈 때는 버스를 타고 다닌다. 심지어 밤늦게 다닐 때는 버스를 탄다”며 “제 딸이 친구들에게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