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3세 경영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사장이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본격화됐다. 재계에서 오너 3세 중에서도 성품과 능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김동관 부사장은 2019년 연애결혼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환경이 어려운데도 한화솔루션이 1분기 영업이익 1590억 원을 올려 김 부사장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재계는 김 부사장이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한화그룹 경영 전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한화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김동원 상무는 IT, 디지털 분야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인터넷전문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을 설립해 틈새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디지털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업계는 장남에 비해 덜 부각됐던 김동원 상무가 경영에 참여하고 나서 한화 금융계열사의 디지털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업에 뛰어든 뒤 디지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재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태양광사업 한 우물에 집중하면서 이제야 안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차남 김 상무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장남과 차남의 경영 수업 과정과 경영 참여 기간이 다른 만큼 김 상무의 경영 능력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두 형제의 경영 수업은 맞춤형으로 이뤄졌다. 김동관 부사장은 2010년 형제 중 가장 빠른 26세에 (주)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해 회장실에서 근무했다. 김승연 회장은 장남을 대동해 직접 베트남, 중국 등을 오가며 차세대 먹을거리 찾기에 고군분투했다. 한화는 태양광과 금융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했고, 김 부사장이 태양광 사업을 맡았다. 반면 김 상무는 2015년 한화L&C에 입사해 디지털과 금융 분야 업무를 주로 맡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김 상무는 김 부사장에 비해 많이 노출되지 않았지만 금융사업과 디지털 시장 개척에 나서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최근 한화생명이 디지털 사업에 나서 신시장을 개척하는 부분이 성과로 돌아온다면 김 상무의 경영 능력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