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정몽준 의원이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정 의원의 출판기념회 에 참석한 김 총재(왼쪽). | ||
객석에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오장섭 사무총장, 김학원 총무, 정진석 의원 등이 앉아 함께 공연을 지켜봤다.
그런데 김 총재 다른 한쪽 옆자리에 자민련 소속 의원이 아닌 정치권 인사가 앉아 있었다. 바로 정몽준 의원이었다. 두 사람은 제법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민련 오장섭 사무총장은 “오페라 관람 이전 (김 총재가) 정몽준 의원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환담을 나누었다”며 회동 사실을 시인했다. 오 총장은 “두 분 사이에 정국에 관한 특별한 말씀은 없었으며 오페라 관람 이후 (JP와 정 의원 사이에) 별다른 회합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회합이 JP의 신당 참여 구상과 무관하다고 보는 시각은 별로 없다. JP는 노무현 후보 중심의 민주당 신당 논의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왔다. 최근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도 ‘이미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사이’란 평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노무현 후보나 이회창 후보는 이미 JP가 밀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향후 정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민련은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적극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보수 컬러도 겸비한 정몽준 의원은 JP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도 “어차피 정몽준 의원은 우리와 함께 가야할 사람”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자민련 의원들이 보는 가운데 JP가 정 의원과 환담을 나누고 공연을 함께 관람한 것은 자민련이 정계개편에서 아직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임을 내부에 각인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자민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정 의원과의 유대를 보여주면서 당내 인사들을 단속하려는 게 JP의 생각일 것”이라 전했다.
공연 관람 다음날인 12일 JP는 조부영 부총재를 비롯해 오장섭 사무총장, 안대륜 수석부총무, 송광호 이양희 원철희 의원 등과 함께 오찬을 나누었다. 동요 움직임을 보이는 소속 의원들에 대한 ‘추스르기’ 차원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JP는 기존 대선후보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커져 있음을 지적해왔다. 이회창 노무현 기존의 양강이 아닌 ‘제3후보’에 대한 간접 지원 발언을 자주 해온 것이다.
그러나 정 의원측은 JP의 자민련을 비롯해 이인제 의원,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 이한동 전 총리 등과 묶여져 거론되는 ‘연대설’에 대해 “신당과 관련된 어떤 논의도 한 적이 없다”고 밝힌다. 정 의원은 JP와 만난 다음날인 지난 12일 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났다. 그리고 지난 18일 민주당 신당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신당을 만들자는 이른바 ‘제3세력’의 회합에서도 정 의원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정가에선 “제3세력 중 누구에게도 확실한 의사를 밝히지 않는 정 의원의 저울질은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계속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