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식량공급망의 위험요인 증가를 우려하며, 공공의 역할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료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벼베기 행사에 참여한 모습.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코로나19 이후 식량공급망에 위험요인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이에 따른 대비로 공공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최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농업,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농업부문 변화의 특징으로 △국제물류시스템 중단 장기화 시 식량안보 위기 우려 확대 △재택수업 장기화에 따른 배달 중심의 공공급식 개편 △외식소비심리 위축과 식품 소비패턴 변화 △도시 실업자 문제 관련 농업부문의 사회적 완충기능 요구 증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식품의 수요와 공급이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부문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 안정책 마련, 농산물꾸러미 사업 유지 및 개선 등 농업분야에서의 공공역할 강화를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는 △국경봉쇄에 따른 식량안보 문제 대두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식품 가격 상승 △공공급식 중단으로 취약계층 먹거리 문제 심화 △이주노동자 입국 지연으로 농업부문 생산 차질 등 식량 공급망 위험요인에 직면한 상황으로 분석됐다. 국내 농업도 이러한 현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상황으로, 식량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자급률이 낮은 일부 곡물을 중심으로 식량안보 위험 가능성이 확대됐다.
2020년 한국의 국가식량안보지수 추정치는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러시아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수출 금지조치가 확대되고 국제물류시스템 중단이 지속될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해 국내 식량안보 불안 요인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또한, 학교급식 중단으로 농산물 판로가 막힌 농가는 이미 많은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친환경농산물의 유통구조를 고려할 때 학교급식 납품용으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은 학교급식시장 이외의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고, 대체 시장 발굴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경기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농업,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발생한 도시의 한시적 실업인구를 농업부문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로 포용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 표지. 사진=경기도 제공
이에 따라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 가격도 향후 수입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내용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김용준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업부문 공공정책 확대, 민간 네트워크 구성 등을 통해 도・농 일자리 연계사업 활성화, 도시 유휴인력 상시채용 등 농업부문의 사회적 완충 기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김용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발생한 도시의 한시적 실업인구를 농업부문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로 포용하자”고 말했다.
또한, 김용준 연구위원은 농가의 경제적 손실분을 재해보험으로 보장하는 법・제도적 안정책 마련을 예로 들며 “감염병 발생에 대응한 농가소득 안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생산농가 판매 지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농산물꾸러미 사업은 농업분야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지속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대두된 온라인 식품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농산물꾸러미 사업을 반조리식 밀키트 형태로 개선・발전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 밀키트는 조리시간 단축과 재료 손질 과정에서의 식자재 손실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재택수업 가정에 요리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감염병에 대응해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