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호매실동 소재 한 학원 앞에 붙은 수원시민신문 안내문. 사진=최훈민 기자
2016년 2월 25일 수원시민신문에는 “김OO ‘애증의 악기로 피아노 독주회라니 쑥스러운 마음’ ‘초대의 글’ 감동”이란 기사가 올라왔다. K 대학교 기악과를 갓 졸업한 윤미향 당선자의 딸 김OO 씨의 첫 독주회 홍보 기사였다. 김 씨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작성한 김영아 기자가 ‘유령 기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영아 기자는 수원시민신문에서 2012년 10월 27일부터 올 5월 12일까지 작성한 기사만 총 7만 2511건이다. 공휴일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38개 이상 기사를 쓴 셈이다. 수원시민신문 최근 기사를 보면 김 기자는 경기도청과 수원시 관련 기사를 중점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청과 수원시청 언론 담당자 가운데 김영아 기자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김 기자의 출입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경기도청과 수원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수원시민신문 기자로 등록된 사람은 김삼석 대표였다.
최근 수원시민신문에서 시민기자를 제외하고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는 김삼석 대표를 포함해 총 5명이다. 하지만 일요신문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수원시민신문 임직원 숫자는 김 대표를 포함 3명 정도다. 최소 2명은 ‘바이라인’만 존재하는 유령 기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삼석 대표는 여러 차례 연락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일요신문은 직접 수원시민신문을 찾았다. 수원시민신문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빌딩 4층에 위치한 학원 안 사무실 한 칸을 사용하고 있었다. 근무 시간인데 아무도 없었다. 5명이 근무하기 힘든 규모였다. 김 대표 외에 다른 직원을 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학원 관계자는 “다른 직원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삼석 대표의 언론 사유화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수원 권선구 금곡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었다가 해임된 김삼석 대표는 이와 관련 수많은 자기 옹호 기사를 수원시민신문을 거쳐 보도한 바 있었다.
2006년 수원시민신문 독자상을 차지한 건 김학주 목사였다. 김 목사는 수원시민신문 창간준비위원 실무진이었다. 수원시민신문은 김 목사와 자녀를 소개하는 면까지 구성한 기사를 배포하기도 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