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노무현을 ‘내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말한다. 그는 ‘대동세상’으로 노무현이 꿈꾸었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나라, 사람 사는 세상’을 완성하겠다는 각오다. 사진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앞줄 가운데)가 5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 참석 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앞줄 오른쪽 두 번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앞줄 왼쪽 두 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는 모습.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아직도 진행 중인 역사의 이 장엄한 여정에서 오늘 이 한 사람을 기억한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믿고,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지도자.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그는 대통령의 자리보다 아내를 사랑한 로맨티스트였고, 역사를 두려워하는 혁명가였으며, 권력보다 국민을 사랑한 민주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1년이 지났다.
그가 우리의 곁을 떠나며 다시금 단절되는 듯했던 역사의 진보는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사이 우리 안에서 자라 평화적 시위로 피 흘림 없이 최고 권력을 교체하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사람이 먼저’인 역사를 시작했다. 김대중에서 노무현으로 이어진 ‘민주주의의 역사’, 노무현에서 문재인으로 이어진 ‘사람의 역사’.
노무현이 다져놓은 토대 위에서 문재인의 ‘사람이 먼저’인 개혁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공평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의 집권기는 이 약속, ‘공평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완성하기 위한 실천의 시간이었다. 그리하여, 집권 후반기 유래 없이 높은 지지율로 역사상 첫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남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 그리하여 ‘사람의 역사’를 꿈꾸었던 노무현과 문재인. 그들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문재인이 노무현의 정신과 시대를 계승했듯, 문재인의 정신과 시대를 계승하기를 자처하는 ‘노무현 키즈’, ‘문재인 키즈’들이 있다. 혹자는 그들을 ‘친노’, ‘친문’이라 부른다. 이재명 역시 그들 중 한 사람이다.
이재명에게 노무현을 계승한 문재인은 가장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이자 동지이며, 목숨 걸고 성공시켜야 할 정치적 자산이다. 사진은 촛불집회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한 문재인과 이재명.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앞둔 지난 5월 20일,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은 내 인생의 나침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시절 광주민주항쟁에 대해 알게 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하며 변호사를 하고 싶었지만 망설였던 시절, 당시 노동인권변호사였던 노무현의 한 마디 ‘변호사는 굶지 않는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제 나이 27살에 과감하게 임관을 포기하고 변호사 개업을 했었다”고 사법고시 합격 이후 임관을 포기하고 변호사의 길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많은 업적이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선거개혁이라고 생각한다. 돈 들이지 않고 선거할 수 있도록 한 것. 그래서 제가 다시 이 길(정치)로 들어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여러모로 제 인생에 큰 빚을 진 분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였던 지난 2016년 5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도 이재명은 “사법연수원 시절, 당시 변호사로 후배 법조인들을 위해 해주셨던 강연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군사정권 하에서 판검사를 선택해야 하는가 갈등하던 저에게 ‘변호사를 해도 먹고 살 수 있겠구나’, 무엇보다 ‘저렇게 세상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확신을 주셨다”며 “변방을 지키는 저의 작은 소리가 부족하나마 세상에 기여하고 있다면 이 또한 (노무현) 대통령께서 개척하신 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2019년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후에는 “당신이 추구했던 가치는 제가 가야 할 방향을 또렷이 가리켜 주고, 당신의 올곧은 기개는 제게 나아갈 용기를 준다”며 “우리 모두에게 과거이자 미래인 당신, 노무현이라는 커다란 산 앞에 다짐해 본다. 누구도 억울함 없는 공정한 세상, 모두가 주인이 되는 민주공화국,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한 한반도, 당신이 가고 새로 태어난 수많은 노무현들과 함께 그 길로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2020년 5월 23일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이재명은 “사람 사는 세상의 꿈, ‘대동세상’으로 열어가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는 짙은 외로움이 밀려올 때 그 어떤 비난과 압박에도 꼿꼿하던 당신의 모습을 생각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갈림길에 섰을 때 당신이라면 어떤 판단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끊임없이 자문한다”며 “그 깊은 마음을 오롯이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부족하나마 당신이 가리키고 만들어 주신 길을 가려 애써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품은 뜻을 회상하며 “비록 먼저 떠나셨지만 그 자리에 수많은 노무현이 민들레 홀씨로 태어나 온 세상에서 당신의 가치와 철학을 기억하고 실천한다. 이들로 인해 당신은 언제나 동지로, 선배로 이 세상에 함께 살아 계시다. 당신께서 만들어 주신 길을 따라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억강부약 ‘대동세상’으로 이루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은 그 스스로 한 번도 ‘친노’, ‘친문’임을 말한 바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에서, 정치 행보에서 그 누구보다 노무현을 닮고자, 문재인을 돕고자 노력해 온 인물로 평가 받는다.
소년공에서 변호사로, 다시 정치인으로...인생의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마다에 나침반이 된 사람. 이재명에게 노무현은 그런 존재이다.
그러기에 노무현을 계승한 문재인은 정치인 이재명에게 있어 가장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이자 동지이며, 목숨 걸고 성공시켜야 할 정치적 자산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은 그 누구보다 극렬한 ‘친노’이자, ‘친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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