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무단이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 지하철역사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정은영 판사는 26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아무개 씨(27)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으나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 기간이 길다”며 “다중이 이용하는 위험시설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기와 경위 면에서도 단순히 답답하다는 이유로 무단이탈해 술을 마셨다”며 “당시 대한민국과 외국에 코로나 상황이 심각했고 의정부 부근도 마찬가지였던 만큼 엄정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 4월 초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퇴원한 뒤로 자가격리됐다. 이어 자가격리 해제를 이틀 앞둔 4월 14일 경기 의정부 시내 집과 같은 달 16일 양주 시내 임시 보호시설을 무단이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 씨의 어머니는 판결 직후 “잘못은 인정하나 형이 너무 과한 것 같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 개정된 감염병 예방법이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본래 이 법은 최고형이 벌금 300만 원이었으나, 개정 후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으로 상향됐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가격리 조치를 위반해 구속된 피고인에게 내려진 첫 판결이기도 하다. 첫 구속은 미국에서 입국한 뒤 사우나와 음식점 등을 돌아다닌 송파구 60대 주민의 사례에 해당하지만, 이에 대한 재판은 김 씨보다 늦은 6월 16일 열린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