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맛 아이스크림을 개발한 가게 주인은 “시위를 지속해야 하고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홍콩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익명을 원한 이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은 인터뷰에서 “지난해 거리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떠올리도록 이와 비슷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고 밝히면서 “시위를 지속해야 하고 열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홍콩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톡 쏘는 최루탄 맛을 흉내내기 위해서 사용된 재료는 통후추였다. 처음에는 와사비나 겨자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만들어봤지만 결국은 후추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주인은 “통후추와 최루가스 모두 톡 쏘는 듯한 냄새와 함께 목구멍을 자극하는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먼저 검은 통후추를 구운 다음 갈아서 아이스크림 안에 첨가했으며, 그 결과 약간 매콤하지만 목구멍에서 느껴지는 자극적인 뒷맛이 강렬한 아이스크림이 탄생했다. 이에 주인은 “한입 물면 마치 최루탄을 들이마시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스크림 가격은 스쿱당 5달러(약 6000원)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도입되기 전에는 하루에 20~30스쿱씩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으며, 실제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해 중국 정부에 대한 홍콩 시위 때 최루탄을 들이마셨던 느낌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가했던 한 손님은 “진짜 최루탄 맛이 난다. 처음에는 숨쉬기 힘든 느낌이 들고, 점차 톡 쏘면서 자극적인 느낌이 입안 전체에 퍼진다. 한입 먹자마자 바로 물을 벌컥 들이켜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그는 “시위에 참가했을 때 최루탄을 맞고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아이스크림의 목적은 일단은 달성된 셈. 아마도 홍콩 사람들은 이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 때마다 왜 그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었는지 결코 못 잊을 듯싶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