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523d. 사진=BMW코리아 제공
이번 행사는 BMW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공식 행사로, 특히 국내 수입차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세계 최초 공개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BMW가 주력인 5시리즈와 6시리즈 새로운 모델의 데뷔 무대로 한국을 선택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BMW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브랜드로 꼽힌다. 하지만 잇따른 화재 사건의 여파로 현재 1위권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소비자의 이목을 단숨에 끌어올리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은 BMW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실제 한국 시장은 BMW그룹 내에서 남다른 위상을 자랑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BMW 5시리즈 국내 누적 판매량은 전 세계 1위다. 6시리즈도 2위를 기록했다. BMW 입장에서 한국은 미국, 중국과 함께 가장 중요한 셈이다.
이와 더불어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결과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날 행사는 언택트(비대면·Untact)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1차 검역 이후 차량에 탑승한 뒤, 그대로 행사장에 진입했다. 발표는 자동차 극장을 연상시켰다. 행사장에 도열해 있는 60대의 차량 앞쪽에 위치한 854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이 송출되면, 음향은 지정된 라디오 주파수로 차량 내에 전달됐다. 행사를 마치는 순간까지 차에서 하차하지 않는 등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이날 신차 공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코로나19 방역의 성과를 간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피터 노타 BMW 브랜드 및 세일즈, 애프터세일즈 총괄은 이날 영상을 통해 “뉴 5시리즈와 6시리즈를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며 “특히 BMW는 5시리즈의 최대 시장 중 하나로서 한국의 고객, 그리고 동료들,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에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
5시리즈는 1972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790만 대 이상이 판매된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6시리즈는 2010년 5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로(GT) 첫 선을 보인 이래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이날 공개한 두 모델 모두 부분 변경으로 국내에는 4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뉴 5시리즈는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전기화를 통한 효율 향상,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조작 계통, 연결성 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합된 전면부 ‘키드니 그릴’은 전 모델 대비 한층 커졌다. 여기에 날카롭게 다듬은 헤드램프로 포인트를 줬다. 뉴 5시리즈에 탑재된 모든 4기통 및 6기통 엔진에는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을 통해 생산된 전력은 전장시스템에 공급될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의 부하를 줄이고 출력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한다.
뉴 5시리즈는 184마력부터 340마력까지 성능을 발휘하는 세 가지 가솔린 엔진과 세 가지 디젤 엔진을 선택지로 제공한다. 전 모델에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다.
여기에 최신 BMW e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뉴 530e 투어링 및 뉴 530e xDrive 투어링도 선보인다. 뉴 5시리즈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패키지에는 능동형 내비게이션과 함께 성능이 향상된 조향 및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이 추가됐다. 이 시스템은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차로 변경이 필요한 시점을 미리 표시해준다. 파킹 어시스턴트는 차량이 진입했던 동선을 따라 후진할 수 있도록 조향을 최대 50m까지 보조하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이 지원된다.
BMW 뉴 640i. 사진=BMW코리아 제공
함께 공개된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는 7시리즈 세단, 8시리즈 등 BMW의 플래그십 모델들이 생산되고 있는 BMW 딩골핑 공장에서 제작된다.
전 좌석에 승객이 탑승한 상태에서의 적재용량은 600리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800리터까지 확장된다. 12.3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이 기본으로 탑재됐으며 스포츠 가죽 스티어링 휠에는 새롭게 배열된 다기능 버튼이 적용됐다.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 모델의 엔진 라인업은 190마력부터 340마력까지 발휘하는 두 개의 가솔린 엔진 및 세 개의 디젤 엔진으로 나뉜다. 모든 엔진에는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5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됐으며 후진 어시스턴트도 동일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선택 사양인 리모트 컨트롤 파킹을 이용해 하차한 채로 차를 주차공간 안으로 이동시키거나 출차할 수 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에 추가된 신규 주변 상황 3차원 시각화 기능은 현재 주행 중인 차로를 포함에 인접 차로에 있는 다른 자동차나 트럭, 모터사이클 등을 인식해 계기판 중앙에 표시하며, 충돌 가능성이 있는 대상은 강조해 나타낸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