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재혼한 가수 이선희가 14년여 만인 지난 2월 협의 이혼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2014년 데뷔 30주년을 맞은 이선희가 정규 15집 앨범을 발매하며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1992년 매니저와 결혼했지만 6년여 만에 이혼한 이선희가 사업가 정 씨를 만난 것은 2006년이다. 이들은 그해 5월 미국에서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알려졌다. 미국에 거주 중이던 정 씨가 ‘할리우드 볼 음악 대축제’에 참가하려 미국을 찾은 이선희와 만나게 된 것이다.
결혼 당시에도 정 씨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보통 체격의 호남형으로 중앙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후 LA와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정도만 전해졌다. 또한 서울 강남구에 고가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로 정부 고위층 인사의 친인척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이선희의 집은 서울 동부이촌동이었는데 정 씨 역시 동부이촌동에 집이 있었다. 미국 공연이 끝난 뒤 이선희가 귀국했고 곧 정 씨도 한국으로 들어와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두 사람은 동부이촌동의 공원 등에서 데이트를 즐겼다. 그리고 그해 7월 둘은 다시 미국으로 떠났고 두 사람의 재혼설이 9월 일요신문을 통해 처음 보도됐다. 결혼식은 11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이뤄졌다.
이선희의 재혼이 더욱 화제가 된 이유는 결혼식을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6년 11월 정 씨가 세 번이나 결혼을 했다가 이혼한 이력의 소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게다가 세 번째 부인과 이혼하고 불과 4개월여 만에 이선희와 재혼을 했다.
당시 이를 단독보도한 ‘레이디경향’은 정 씨가 전처와 2006년 6월 13일에 합의이혼을 했다고 밝혔다. 이선희와 정 씨가 만난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 ‘할리우드 볼 음악 대축제’는 5월 20일에 열렸으니 이선희는 정 씨가 정식으로 이혼하기 전에 소개를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당시 정 씨는 ‘레이디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5월에 이선희를 만났다는 내용은 전면 부인했다.
2006년 9월 일요신문 749호에 보도된 ‘이선희 재혼’ 지면.
정 씨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그가 세 번이나 이혼을 했다는 사실만 알려지면서 이선희의 재혼 생활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이들이 미국에서 지내고 있는 터라 별다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궁금증은 1년 뒤 이혼설로 이어진다.
이혼설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선희는 일리노이주의 한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동료 학생들과도 잘 어울려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 유학생들 가운데 남편 정 씨를 본 이가 없었다고 한다. 이선희가 주중에는 홀로 지내다 주말에는 다른 주 소재의 대도시에서 유학 중인 딸을 만나러 가곤 했다는 현지 유학생들의 얘기가 국내로 전해지면서 이혼설이 불거졌던 것이다.
그렇지만 당시 이혼설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선희에게 정 씨를 소개해준 이 역시 일리노이주에 거주 중이며 정 씨도 그곳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혼설이 깨끗하게 정리된 것은 2008년 1월이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시댁 친지 결혼식에 이선희가 정 씨와 함께 참석한 것이다.
그런데 그 즈음 이선희는 정 씨와 첫 별거를 시작한다. 이선희가 2년여 만에 가수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데뷔 25주년을 맞아 14집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이후 MBC ‘위대한 탄생’ 시즌2에 멘토로 출연하는 등 다양한 방송과 공연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2014년 3월에는 정규 15집 ‘세렌디피티’를 발표하기도 했다.
협의 이혼 전 상당 기간 별거해 왔다는 시점이 언제부터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주로 미국에서 지내며 사업 활동을 하고 있는 정 씨와 한국에서 가수 활동을 이어가는 이선희는 소위 말하는 ‘기러기 부부’로 지내며 12년 정도 피치 못할 별거를 이어왔다. 이처럼 물리적으로 이뤄진 별거가 어느 순간 심리적 별거 상태가 돼 상당 기간이 지났고 결국 협의이혼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선희는 곧 새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재개한다. 6월 15일 정규 16집의 ‘파트 1’을 먼저 발표하고 올해 가을 ‘파트 2’를 선보일 계획이다. 6년 만에 내놓는 이번 앨범을 오랜 기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선희는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직접 맡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