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대 원정도박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받았던 그룹 S.E.S 출신 슈가 도박자금 관련 대여금 청구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판사 이동욱)는 채권자인 박 아무개 씨가 슈를 상대로 제기한 대여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에 따라 슈는 원고에게 3억 4600만원과 이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반환하게 된다.
박 씨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슈에게 도박자금 3억 5000만원을 빌려줬다가 돌려 받지 못하자 지난해 5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과정에서 슈 측은 “불법행위인 도박을 목적으로 박 씨가 돈을 빌려줬으므로 불법 원인 급여에 해당해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반면 박 씨 측은 “슈가 이용한 카지노는 국가에서 허용한 카지노장”이라며 “슈는 일본인이기 때문에 카지노 이용이 불법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해당 금원이 불법 원인 급여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 씨 측의 주장대로 슈가 일본에서 출생한 특별영주권자라는 점이 그 근거였다.
재판부는 “슈가 이용한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과 해외이주자의 출입이 허용됐고, 따라서 특별영주권자인 슈가 여기서 도박을 한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설령 박 씨가 슈에게 도박자금을 대여해 도박을 조장한 측면이 있더라도 이것만으로 돈을 빌려준 행위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슈는 2016년 8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 26차례에 걸쳐 총 7억 9000만 원 규모의 상습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지난해 2월 슈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 슈는 자신이 소유한 경기 화성의 다세대주택이 가압류에 걸리면서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도박빚과 관련한 민사소송에서까지 패소하면서 슈의 자금사정은 더욱 곤란해진 상황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