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고양시장. 사진=고양시 제공
[일요신문] 1983년 건립한 군청사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온 고양시가 100만 대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신청사를 주교 제1공영주차장 일대에 짓는다. 올 8월부터 타당성조사와 투자심사를 거쳐 2021년 신청사 국제설계 공모를 통해 신청사 종합계획을 구체화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3년 착공을 시작해 2025년 말까지 청사 준공을 마칠 계획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이와 관련, “건물이 아닌 미래를 짓고 싶은 것이 저의 꿈”이라며 “환경과 생태, 그리고 영구적인 재생이 가능한 미래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무한한 상상력과 미래변화를 고려한 청사로 스토리가 있고 꼭 가봐야 할 으뜸 건축물로 세워나갈 것”이라며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이자 시민을 위한 친환경 신청사로 건립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손색없도록 조성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신청사 건립
현재 고양시청사는 37년 전 당시 인구 20만의 군청사 건물이다. 청사 연면적은 1만 4788㎡로 경기도 내 비슷한 조직규모인 용인시청(약 8만 254㎡)·성남시청(약 7만 2746㎡)의 5분의 1 수준이다. 그동안 건물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고, 매년 청사유지 보수 및 사무실 임차를 위한 비용도 과다 소요됐다. 특히 전체 60%에 달하는 40여 개 부서가 시청 주변 여러 곳의 건물을 임차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 시민들이 담당 부서를 찾지 못하는 불편을 야기했다. 청사 주변의 만성적 주차문제는 덤이었다.
이에 고양시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9년 3월 ‘신청사 건립기금 조례’를 제정했다. 시의원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금 심의위원회’에서 정한 건립기금 운용계획을 통해 같은 해 4월 제1회 추경에서 건립기금 500억 원을 우선 적립했다. 이어 6월부터 시행 중인 ‘고양시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설치 조례’에 따라 8월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 12월에는 신청사 건립기금을 추가로 500억 원을 확보했다. 입지선정위원회는 2020년 5월 8일 9차 회의에서 주교 제1공영주차장 일원을 고양시 신청사 입지로 최종 결정했다.
#‘대곡 역세권’ 자족 기능 유치 계획
신청사 유력 후보지였던 대곡 역세권은 교통입지 및 발전 가능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대곡 역세권 개발사업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는 등 사업시기가 불투명하고, 향후 토지매입비가 최소 1500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 타당성조사 결과 기준치(0.5)보다 낮게 나오면서 개발 공동사업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 참여를 포기하는 등 장기간 사업이 지연될 우려가 큰 상태다.
이 때문에 대곡에 신청사를 짓자는 주장은 신청사와 관련된 논의를 최소한 10년간 중단하자는 얘기로, 과연 합리적인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특히 일산에 테크노밸리 7500억·영상밸리 6800억·킨텍스 3전시장 4500억 원이 소요되는 사업이 진행 중이고, 삼송·지축·향동 지구는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 중이며, 창릉3기 신도시가 덕양에 조성되는 상황에서 시청사마저 빠져나간 원당은 심각하게 고민해볼 문제라는 게 고양시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대곡역 주변을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첨단지식산업 등 자족 기능 유치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축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당초 고양도시관리공사와 경기도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사업 참여를 포기해 공동사업시행자 재구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속한 시일 내로 공동사업시행자 재구성을 완료하고, 기본구상 및 사업화 방안 수립용역을 통해 주변 여건을 반영한 사업계획 변경 수립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체계적 개발방안을 마련해 고양시의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며 “창릉 신도시 도입기능과 수요중복을 완화하고 자족시설용지의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교 제1공영주차장 위치도. 사진=고양시 제공
#주민의견 수렴…건축비 마련은 어떻게
고양시는 지난 4월 자체 ARS 조사 시스템을 활용해 시청사 이용에 관한 사항, 신청사 건립시 고려사항, 신청사에 필요한 주민편의시설, 입지선정에 있어 중요한 선정기준 등 10개 문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시청 이용시 가장 불편한 점으로 ‘주차공간 부족’을, 신청사 건립시 우선 고려해야 할 점으로 ‘저예산 고효율의 실용적 건축물’을 1순위로 꼽았다. 또한 신청사 입지선정 기준으로 ‘지역의 균형발전’을 1순위로 답했다.
신청사 부지면적은 타당성조사 및 투자심사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연면적 8만㎡ 정도를 확보하고, 2500억 원을 건축비로 투입할 예정이다. 고양시는 지난 2년에 걸쳐 매년 500억 원씩 총 1000억 원을 적립한 상황이다. 내년 이후에도 시 재정 상황을 감안해 2023년 착공 시까지 지속적으로 기금을 적립해 나갈 방침이다. 기금을 적립하고도 발생하는 부족한 예산은 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일부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할 계획이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