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사가 쿠팡맨 임금 인상·휴게시간 보장 등 처우 개선을 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쿠팡맨의 임금은 2014년 출범 이후 줄곧 동결 상태다. 사진=일요신문DB
쿠팡맨 노조는 5월 27일 올해 처음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쿠팡맨 노조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4~5% 임금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구체적인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쿠팡이 본격적으로 로켓배송을 도입한 2014년 이후 쿠팡맨의 임금 인상은 없었다.
쿠팡맨 노조는 임금 인상 외에도 휴게시간과 적정물량 보장을 주장하고 있다. 김한별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쿠팡지부 조직부장은 “법정 휴게시간은커녕 담당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선 이동 중에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쿠팡맨 개인에 할당되는 배송 물량이 너무 많은 게 첫 번째 문제다. 이를 조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40대 쿠팡맨 A 씨가 물건을 배송하는 가운데 건물 계단에서 쓰러져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A 씨는 입사 6주 차로 시간당 20가구를 배송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A 씨의 아내는 일요신문에 “남편이 우리 집 아파트에 배송 와도 화장실 들를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빴다”고 말했다. A 씨의 사망원인은 부검결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A 씨 유가족과 쿠팡은 산재 인정을 두고 아직 다투고 있다.
쿠팡맨으로 일하는 정진영 씨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됐던 건 쿠팡맨들이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가며 고객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쏟아지는 배송 물량을 견뎠다”며 “쿠팡맨들의 노고를 알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 임금협상에 관해 “아직은 협상 초기라 뭐라 말하기 어렵다. 교섭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부천물류센터에 이어 고양물류센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쿠팡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물론 쿠팡맨은 물류센터가 아닌 캠프에서 일한다. 물류센터에서 간선 차량이 물건을 대량으로 실어서 ‘캠프’로 운반하면 캠프에서 소분해 쿠팡맨이 배송한다.
한 쿠팡맨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경로로 전파될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