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로 서울패션위크 무대까지 올랐던 강수일은 ‘패셔니스타’로도 불린다. 사진=최준필 기자
굳게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를 생각에 행사 당일은 긴장감이 더했다. 그는 “너무 긴장돼서 청심환을 먹고 올라갔다”며 “무대 가까이에 이동국 선배, 최강희 감독님이 앉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얼굴이 흐릿해서 못 알아볼 정도였다. 그래도 재밌는 추억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강수일은 화려한 패션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서울패션위크 행사 등에 얼굴을 비치던 그는 2019년에는 패션쇼 무대에 모델로 서기도 했다. “한번쯤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박종철 디자이너 선생님 무대에 오르게 됐다. 패션모델이 멋있어 보여서 도전했는데, 그 뒤에선 정말 고생스럽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축구나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패션에 관한 관심의 시작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는 “어릴 땐 혼혈이라는 점이 싫어서 뭔가 옷으로 ‘커버’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곱슬머리를 가리려 모자나 두건을 쓰기도 했다. 교복 바지를 줄여 입던 시절에는 다른 친구들이 7인치, 6.5인치로 줄일 때 나는 5.8인치로 더 과감하게 했다(웃음). 지금은 단정하게 입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축구선수로선 이례적으로 패션모델 경력까지 있는 그에게 ‘축구계 베스트드레서’를 꼽아 달라고 부탁했다. 고민을 하던 그의 입에서 가장 처음 나온 이름은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 동료 오반석(전북 현대)이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멤버이기도 한 오반석은 출중한 외모로도 눈길을 끄는 선수다. 이에 대해 강수일은 “길기만 길지 얼굴은 별로”라면서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잘 골라 입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승규(가시와 레이솔)와 이용(전북 현대)을 꼽았다. 그는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대표팀 소집 때나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사진을 보면 멋있는 것 같다. 느낌 있다”며 웃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