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성 접대’ 사건 핵심 인물인 윤중천 씨가 사기 혐의를 인정받아 2심에서도 징역 5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중천 씨가 2019년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는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29일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 6개월과 추징금 14억 8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윤 씨는 2006~2007년 여성 A 씨를 협박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도록 하고, 직접 A 씨를 성폭행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전 내연녀 권 아무개 씨에게 건설업 운영대금과 원주 별장 운영비 명목 등으로 21억 6000만 원을 빌린 뒤 돌려주지 않고, 이 돈을 갚지 않고자 부인을 시켜 자신과 권 씨를 간통죄로 고소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도 윤 씨는 2008∼2015년 골프장 인허가를 받아준다며 부동산 개발업체에서 14억 8000여만 원을 받아 챙기는 등 44억 원대 사기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윤 씨의 사기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별장 성 접대 의혹 관련 성폭행 등 혐의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2심에서도 재판부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이날 “전문 심리위원의 보고서와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1심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이 매우 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에 공감한다”며 “사실의 인정과 법률적 판단은 공소가 제기된 범행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윤 씨에게 성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 역시 2019년 11월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무죄 또는 면소(공소권이 없어서 기소를 면해주는 것)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성 접대를 사실로 인정했으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라고 판단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