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사업이 추진 중인 전주시 서신동 감나무골 전경
[일요신문=전주] 박균상 기자 = 전주시 서신동 감나무골재개발조합 조합장의 업무보조용역 계약을 빌미로 자금을 횡령한 협의가 포착돼 조합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가운데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까지 확인돼 큰 파문이 일고 있다.
30일 감나무골재개발 조합원 A씨에 따르면 조합장 K씨가 2019년 11월 9일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관리처분안 홍보와 서면결의서를 받기 위한 업무보조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절차를 무시하고 계약금을 증액시키고 조합장 개인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나무골조합은 2017년 2월 15일 S산업개발과 ‘2019 임시총회(관리처분) 업무보조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2019년 10월 15일 계약금액을 4,500만원 올려 1차 계약을 변경했다. 당초 계약일로부터 총회 개최까지 늘어난 용역기간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관리총회 불과 하루 앞둔 같은 해 11월 8일 동일한 내용으로 계약금만 3000만원을 증액하는 2차 용역계약을 변경했다. 계약일자가가 총회 하루 전으로 사실상 회의 준비가 마무리된 상황이어서 갑자기 OS요원을 증원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계약배경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조합장 K씨는 계약을 변경하기 전인 9월 21일부터 OS요원을 투입해 용역을 수행하도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검찰에 조사를 받는 자신의 처벌을 경감시킬 목적으로 탄원서를 받도록 해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가 제기되고 있다.
K조합장은 2019년 9월 초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조합원들에게 탄원서를 직접 받는 것이 힘들고 자신의 범죄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불편해지자 OS요원을 통해서 탄원서를 받도록 했다는 것이다.
실제 K조합장은 같은 해 9월 6일 사무장 K씨에게 탄원서 초안을 수정할 것을 지시했고 같은 달 21일부터 시공회사 직원인 것처럼 OS요원을 투입해 탄원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K조합장은 “계약변경을 통해 계약금을 증액한 이유에 대해 충분한 홍보로 조합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인력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으나 실제 OS요원을 증원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나무골조합과 OS업체 업무일지를 확인한 결과 날짜와 업무처리 내용이 사실과 달랐으며 이는 K조합장이 계약금 증액의 증거를 만들기 위해 업무일지를 고쳐 투입 인원을 부풀린 사실도 발견됐다.
K조합장이 계약변경을 통해 계약금액을 올리는 수법으로 조합비를 빼돌렸으며 이와 관련된 증거들이 확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 확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용역업체인 S산업개발에 전화 통화를 통해 사실 확인을 시도했으나 다른 업체로 연결돼 해당 용역업체의 실체도 의심스러운 상황.
조합원 Y씨 등은 “K조합장이 이처럼 부적절한 계약과 업무일지 조작을 통한 횡령 의혹을 숨기기 위해 고의로 정보공개를 누락시켰다”며 K조합장을 도시정비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사건 은폐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계약금 증액도 도시정비법을 무시한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예산으로 정해진 사안 이외의 사업비 지출은 총회의 사전승인을 거쳐야 하는 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계약변경 전에 먼저 OS요원을 투입하고 계약변경 후 이사회와 조합에 보고한 계약변경 과정도 부적절했다.
여기에 K조합장이 계약변경 전 시공사로부터 계약금 증액을 약속받은 것처럼 이사회에 보고하고 계약변경을 승인받았으나 시공사가 증액된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자 조합비로 변경계약을 체결한 배경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조합원 A씨는 “조합장이 당초 말했던 2차 변경계약 증액분을 시공사가 지급하기로 약속했는지 또 실제 지급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각종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며 “문제의 핵심은 계약금을 부풀려 횡령했을 가능성인 큰 만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는 “관리총회의 취지와 목적, 필요성 등 조합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기 위해 OS요원 증원이 불가피했다”며 “계약과 OS요원 운용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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