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와 대남병원의 코로나바이러스는 같은 계통인 것을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2월 18일 31번 환자 발생 이후 전국적으로 확진 사례가 증가하자 정부는 최초 감염지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3월 17일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단을 꾸렸다. 이에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단은 두 달 동안 대구 신천지교회 집단 감염의 최초 감염원과 경로 등을 추적해왔다.
조사는 쉽지 않았다. 조사 과정에서 최초 감염자로 알려졌던 31번 환자보다 일찍 발병한 신천지 신도들이 나오며 경로 분석에 애를 먹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31번 환자의 발병일은 2월 7일 전후인데 대구 신천지교회 내에 이보다 먼저 증상을 보이는 확진자가 있었다. 당초 알려진 바와 같이 잠복기간도 2주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조사는 더욱 미궁으로 빠졌다.
결국 정부는 최초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5월 25일 브리핑에서 “신천지 집단감염 원인에 대해서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어디서부터 왔는지 초기 감염원을 특정화하지는 못했다”면서도 “규모와 경로 범위를 좁혀 조사를 이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중대본 관계자 역시 5월 28일 “신천지 신도 일부가 1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것은 맞다. 다만 이들이 국내 전파를 일으켰다는 결론에는 다다르지 못했다. 계속해서 최초 감염원을 찾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로써 중국 우한과 대구 신천지교회를 잇는 연결고리는 끊어졌다(관련기사 우한-대구-청도 ‘코로나19 로드’ 있나). 다만 청도대남병원과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 사이의 연결점은 아직 남아있다. 최근 이태원 발 집단 감염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바이러스 그룹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까닭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본부의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통에 따라 S·V·G의 3개 그룹으로 구분되는데 초기 우한시에서 발견된 바이러스의 경우 S, 대남병원과 신천지 신도들이 앓은 바이러스는 V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발 바이러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 중인 G그룹 바이러스였다.
즉, 우한에서 태어난 S바이러스가 모종의 이유로 변이되었고 이것이 1월과 2월 사이 청도대남병원과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들 사이에 퍼져 집단 감염이 이뤄졌다.
이를 두고 한 내과 전문의는 6월 1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디서, 어떻게 변이됐느냐의 문제일 뿐 청도대남병원과 대구 신천지 신도 사이에 접점이 있었기 때문에 같은 바이러스를 앓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다만 그는 “n차 감염을 통한 확진일 수도 있으므로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