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는 6월 3일 우동 645번지, 일명 609의 폐쇄를 선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일요신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했던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609’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부산 해운대구(구청장 홍순헌)는 3일 오전 ‘609’의 폐쇄를 선포하는 행사를 가졌다.
성매매 피해 상담소 ‘꿈아리’ 김향숙 소장이 609가 폐쇄되기까지 이뤄진 그간의 경과를 설명하고, 주민대표들이 ‘성매매 근절 선언’에 나섰다. 이어 홍순헌 구청장이 폐쇄를 공식 선포했다.
‘해운대 609’는 한국전쟁 이후 1971년까지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 자리 잡았던 미군 수송부대 명칭에서 이름을 따온 성매매 집결지로 형성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 번창했으나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해운대구는 그동안 ‘609’의 완전한 폐쇄를 위해 해당 부지(4만 2856㎡)를 매입해 관광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시도했다.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결국 무산됐다.
구는 이와 함께 해운대경찰서, 해운대소방서 등과 ‘609 폐쇄를 위한 지역협의체’를 구성하고, ‘꿈아리’와 함께 성매매 피해자들의 긴급상담·보호서비스, 법률상담 등 구조지원, 직업훈련 알선 등 자활기반 마련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출구를 모색하던 해운대구는 마침내 2019년 이 부지에 대한 건축을 민간에 허가했다. 해당 건축물은 오는 2022년 지하 5층, 지상 38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로 완공될 예정이다.
김향숙 소장은 “지난해 12월 ‘부산시 성매매 집결지 성매매피해자 등 자립·자활 지원 조례’가 제정돼 집결지여성들에게 생계비,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해운대 609집결지 성매매피해여성들에게도 혜택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탄생한 609는 우리의 어두운 과거의 한 장면, 주민의 오랜 희망이 해소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올해는 해운대구가 출장소에서 구로 승격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로, 해운대를 누구나 살고 싶은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준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