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오른쪽)와 결혼으로 주목받은 조 디마지오는 빈스, 도미니크 디마지오와 함께 3형제 메이저리거였다. 사진=연합뉴스
1999년 데뷔한 큰 형 J.D. 드류와 2000년 빅리그 경기에 첫 출전한 둘째 팀 드류, 그리고 2006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막내 스티븐 드류가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최초로 3형제가 모두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역사도 남겼다.
첫째 J.D.는 대학 재학 시절 ‘화이트 그리피(켄 그리피 주니어)’로 불렸던 유망주다. 199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지명됐다. 그러나 계약금을 무리하게 요구하다 계약이 불발됐고, 이듬해 드래프트에 다시 나와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택을 받았다. 둘째 팀은 199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8순위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입단했다. 막내 스티븐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지명됐다.
2006년 7월 18일에는 맏형 J.D.와 셋째 스티븐의 역사적인 한 경기 맞대결도 펼쳐졌다. 형은 LA 다저스 4번 타자 우익수, 동생은 애리조나 8번 타자 유격수로 나란히 선발 출장했다. 둘은 여덟 살 차이라 아마추어 시절 함께 경기할 기회가 없었다. 어린 시절 집 뒷마당에서나 봤던 첫째와 막내의 대결을 보기 위해 세 아들의 부모와 먼저 은퇴한 둘째 팀이 모두 체이스필드에 모이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이뿐만 아니다. 브렛 분과 애런 분 형제는 최초로 3대(代)에 걸쳐 4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야구 가족의 일원이다. 분 가의 4명이 올스타로 선정된 횟수만 합해도 10번이나 된다. 1대인 레이 분은 두 차례 올스타로 선정되고 1955년 아메리칸리그 타점왕에 오른 명타자였다. 빅리그 1373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75에 홈런 151개의 기록을 남겼다. 2대인 밥 분도 올스타 4회, 골드글러브 7회 수상에 빛나는 명 포수였다.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신시내티 레즈 감독까지 거쳤다.
레이의 손자이자 밥의 아들인 브렛 분과 애런 분이 그 ‘가업’을 이었다. 형인 브렛은 1992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발을 내디뎌 3대 메이저리거 가족을 먼저 완성했다. 올스타 3회, 골드글러브 4회, 실버슬러거 3회를 수상한 명내야수다. 2001년 타율 0.331, 홈런 37개, 141타점을 기록하면서 시애틀의 116승 신화에 힘을 보탰다. 동생 애런은 1997년 가족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2003년 올스타로 선정돼 ‘올스타 패밀리’의 명성을 드높였다.
샌디 알로마의 두 아들도 전설적인 형제다. 아버지 알로마는 훌륭한 수비력으로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을 살아남은 2루수였다. 그의 두 아들 가운데 장남인 샌디 알로마 주니어는 1990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포수였다. 차남인 로베르토 알로마는 아버지의 수비 능력을 물려받아 2루수로 10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2011년에는 90%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형제 메이저리거들은 이 외에도 더 많다. 빈스-조-도미니크 디마지오도 무척 유명한 빅리거 3형제. 둘째 조는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와 로맨스로 유명한 바로 그 선수다. 필과 조 니크로 형제는 빅리그 통산 539승을 합작해 역대 형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79년에는 나란히 21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형인 필은 빅리그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너클볼 투수’로 유명하다.
B.J. 업튼과 저스틴 업튼의 가족에게 2012년 8월 13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형제가 같은 날 나란히 빅리그 통산 100번째 홈런을 날려 하늘이 내린 진기록을 완성했다. 2013년에는 함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그해 4월 23일에 형제 백투백 홈런(두 타자 연속 홈런)도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 동반 가입한 유일한 형제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칼 립켄 주니어, 토니 그윈, 행크 애런, 톰 글래빈, 호세 칸세코, 제이슨 지암비, 그렉 매덕스, 트레버 호프먼과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도 형 혹은 동생까지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야구 형제’다. 아쉽게도 다른 한 쪽의 커리어가 상대적으로 화려하지 못해 함께 조명받지 못했을 뿐이다.
배영은 일간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