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이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소장 A 씨(60·여)가 숨진 것은 지난 6일 오후의 일이다. 수사를 맡은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A 씨의 지인이 “A 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119구급대 등이 현장에 출동해 오후 10시 35분께 A 씨의 주거지인 경기도 파주시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져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에 혼자 거주해 온 A 씨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를 주변 지인들에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 씨의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5월 20일부터 평화의 우리집, 정의연 사무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정대협 사무실 주소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2012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명성교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설립한 위안부 피해자 쉼터다.
A 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수사를 진행해 온 서울서부지검은 입장문을 통해 “정의연 고발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소식에 서부지검도 그 경위를 확인중”이라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미향 의원은 7일 오전 검은색 상하의를 갖춰 입고 ‘평화의 우리집’을 찾았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관계자들을 맞이했다.
전날 밤에는 자신의 SNS에 A 씨에 대해 회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 의원은 “좋은 일에 함께 하는데 (적은 급여도) 괜찮다고 하며 만나게 됐다”며 “A 씨 덕분에 우리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만들어내는 우리와 할머니들의 웃음이 우리 운동에 큰 에너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