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질병관리본부(CDC)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미국인의 39%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가정에서 표백제 등 고위험 세척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독극물통제센터(PCC)에 표백제와 같은 유해한 가정용 세척제에 노출됐다는 신고가 이례적으로 급증한 것을 보고 이 현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한 데 따른 것이었다.
미국인의 39%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가정에서 표백제 등 고위험 세척제를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CDC는 온라인을 통해 가정용 세척제에 대한 지식과 사용 습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다. 미국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평소보다 더 자주 청소와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39%는 강력한 세척제를 사용한 청소를 한 번 이상 실시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응답자의 19%는 과일, 채소 등을 표백제로 세척해서 먹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18%는 비누 대신 독성이 있는 세정제로 몸을 씻었다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무려 10%는 표백제를 비롯한 기타 소독제를 몸에 뿌렸다고도 답했다.
가장 우려되는 조사결과는 따로 있었다. 응답자의 6%가 표백제와 같은 세척제를 일부러 흡입했다고 답했는가 하면, 4%는 표백제나 비누 용액, 가정용 세척제를 입에 물고 가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러니 응답자 가운데 25%가 어지럼증, 피부 자극,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의 이상 증상을 겪었다고 답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CDC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자신들이 집을 안전하게 청소하고 소독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예방법을 강조하는 한편,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예를 들어 온라인 및 소셜 미디어)을 통해 안전한 청소법과 소독법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