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매장. 사진=김창의 기자
[일요신문] 직장인 A 씨는 5월 말 서머세일 기간에 올리브영에서 클렌징폼 제품 두 개를 구입했다. A 씨가 일주일 후 두 제품 중 하나를 환불하러 매장에 방문하자 매장에서는 부분 취소는 불가능하고 일괄 취소 후 재결제해야 한다고 했다.
전체 취소 후 사용 중인 1개 제품을 재결제한 A 씨. 하지만 제품은 일주일 전 자신이 구매한 가격보다 비싸게 결제된 상태였다. 가격이 다른 이유에 대해 묻자 “재결제는 전에 구매한 날짜의 가격이 아닌 오늘 기준 가격을 적용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A 씨는 해당 제품의 환불 의사가 없었다. 제품을 매장에 가지고 오지도 않았다. 다른 제품의 환불을 위해선 전체 취소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올리브영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 올리브영은 “전체취소 후 재결제해야 한다”는 말만 했을 뿐 제품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거나, 재결제가 아닌 금일 기준 신규결제라는 점은 알리지 않았다.
A 씨가 “결제 전 왜 해당 내용을 알리지 않았냐”고 묻자 해당 매장 점장은 “알린 줄 알았는데 죄송하다”면서 “그래도 결제 방식은 회사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A 씨는 “이런 방식이면 부분 환불을 원하는 구매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러자 점장은 “그 부분은 인정한다. 그래서 직원들도 회사에 결제 시스템과 관련해 여러 차례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아직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올리브영이 채용한 환불 방식은 구매한 날과 환불하는 날의 가격이 같으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A 씨 사례처럼 가격 변동이 있으면 그 차액을 구매자가 부담해야 한다. 즉 손해 보지 않으려면 부분 환불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올리브영 점장은 “구매자가 해당 결제 시스템에 대해 수긍하지 않거나 불만을 가질 시 매장에서 양해를 구하라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는 부분 취소가 가능한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갖추지 않은 경우라도 취소 후 재결제 시 구매 당시 기준의 금액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사례처럼 ‘환불하려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매장 직원들이 고객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결제 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수년간 변화가 없었다는 주장은 올리브영의 경영 마인드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드는 대목이다.
매장의 설명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올리브영 고객센터를 통해 기업 홍보실에 수차례 취재요청을 했지만 올리브영 측은 “올리브영에 출입하는 담당 헬스앤뷰티 기자를 통해 정식으로 요청하면 취재를 진행하겠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