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구 생태역사관광벨트 장항동 군막사 방문한 이재준 고양시장. 사진=고양시
[일요신문] 최근 이재준 고양시장이 한강하구 생태역사관광벨트 사업을 진행 중인 장항동 군 막사를 찾았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도심은 발전해 왔지만 정작 그 탯줄인 고양의 강과 하천은 정체성을 잃은 채 평가절하되어 왔다”며 “한강은 ‘서울시의 강’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도심이 현재의 가치라면, 강과 하천은 미래의 가치이며 잠재적 자원이다. 자연 그대로의 ‘방치’가 아니라, ‘보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나아가 “숲길과 개방공간을 통해 그 가치를 극대화하고, 고양시민 모두가 누려야 할 공간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한강하구 생태역사관광벨트 사업은 이 시장이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추진해온 민선 7기 공약사업이다. 대덕생태공원에서 행주산성, 장항습지, 일산대교까지 고양시구간 한강하구를 생태, 역사, 평화의 콘텐츠를 살린 관광벨트로 엮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8년 11월부터 현재까지 한 땀 한 땀 공을 들이고 있다. 준공은 2022년 12월 예정이다.
좋은 사업은 공감을 얻기 마련이다. 생태역사관광벨트 사업은 경기도가 특별조정교부금을 내걸고 추진한 ‘새로운 경기 정책공모 2018, 경기First’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덤으로 60억 원의 교부금을 확보하며 화려하게 시작됐다.
이에 자심감을 얻은 이 시장은 2019년 1월 신년기자간담회에서 “고양시의 가장 큰 SOC는 환경”이라며 지자체 최초로 나무권리선언을 선포한 뒤 “도심숲과 쌈지공원, 명상숲, 군부대 부지를 활용한 시민공원을 조성하고, 철책선이 제거된 자리에 평화의 상징으로서 한강하구 생태역사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고 확장된 청사진을 제시했다. 같은해 11월 설계용역 보고회와 올해 5월 중간보고회를 가지면서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분야별 소그룹 회의를 진행해 한강하구와 이어지는 도심지 연결 등 주변 연관 사업을 공유하기도 했다.
고양시는 한강하구와 하천을 생태축이자 역사축으로 보고 있다. 80여 개 하천이 고양시 구석구석을 실핏줄처럼 관통하고, 이 하천들이 모이는 곳이 한강이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 자연하구인 한강하구는 지난 40여 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금단의 땅이었지만, 주민들의 오랜 요구로 지난해 고양 구간 철책선이 모두 제거되면서 개방이 가능해졌다.
고양시는 긴장감과 위압감을 주던 군 막사와 초소를 역으로 커뮤니티 공간, 전망대 등 평화를 상징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천 중 가장 긴 공릉천과 창릉천, 도촌천, 대장천 등 6개 하천 31km에 예산 약 70억 원을 투입해 나무 약 20만 그루를 심어 바람숲길을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미세먼지 흡착 효과가 높고 도심 지면의 열을 낮출 수 있는 메타세콰이어 등 키다리 나무, 개나리 등의 작은 나무를 골고루 심어 시민을 위한 산책로와 휴식공간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환경은 생존의 문제이며, 결단의 문제”라는 자신 만의 철학을 가진 이재준 시장이 중반전에 돌입한 생태역사관광벨트 사업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장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