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출신 빅리거들을 KBO 리그에서 볼 수 있을까. 사진은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맷 하비. 사진=연합뉴스
맷 하비는 2012~2015년 뉴욕 메츠에서 활약하며 25승 18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그러나 부상 후유증으로 2018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됐다가 2019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했지만 3승 5패 평균자책점 7.09로 부진을 거듭하다 방출됐다.
이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지연되면서 개인 훈련에 집중했고 에이전트를 통해 새로운 팀을 알아보는 중이다. 맷 하비는 지금도 자신의 SNS에 꾸준히 투구 동영상을 올리며 셀프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맷 하비가 KBO 리그 구단과 접촉한 건 사실일까. 맷 하비의 에이전트인 보라스코퍼레이션의 한 관계자는 KBO 리그 일부 구단들과 접촉을 시인했다. 그는 맷 하비뿐 아니라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했던 에디슨 러셀도 KBO 리그행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맷 하비뿐 아니라 에디슨 러셀도 선수 본인이 KBO 리그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KBO 리그 구단에서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고 검토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두세 팀 정도에서 우리 회사가 보유한 선수들 중 한국행을 희망하는 선수 리스트를 보내달라고 했고, 3명의 자료를 만들어 팀에 제출했다.”
보라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맷 하비에 대한 일본프로야구(NPB)의 구애가 뜨겁다는 말도 전했다. 꾸준히 개인 훈련을 하면서 몸을 만든 덕분에 현재 맷 하비의 구속이 시속 150km까지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문제는 맷 하비와 에디슨 러셀 모두 사생활과 관련해 잡음이 있는 선수라는 점이다. 맷 하비는 전성기 시절 여러 유명 모델들과 염문설에 휩싸였다. 파티에 참석했다가 다음날 훈련에 불참한 것도 잘 알려진 스토리.
시카고 컵스의 2016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 중 한 명인 에디슨 러셀은 2018년 가정 폭력 혐의로 40경기 출장 금지 명령을 받은 이력이 있다.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 그는 자신의 혐의를 순순히 인정하고 징계를 받아들였지만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고, 2019시즌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다 시즌 종료 후 논텐더 방출 통보를 받았다.
보라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맷 하비와 에디슨 러셀이 KBO 리그에서 재기에 성공한다면 다시 메이저리그 문을 노크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미국 ESPN을 통해 KBO 리그 경기가 중계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코로나19에 그나마 안전한 나라로 꼽히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메이저리그행을 모색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맷 하비는 나성범과도 인연이 있다. 나성범이 무릎 수술을 받고 2019년 9월부터 2개월가량 자신의 에이전트인 보라스코퍼레이션의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BSTI)에서 재활할 때 맷 하비와 함께 훈련하면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외국인 선수 교체 가능성이 있는 팀은 어디일까. 가장 먼저 살펴야 할 부분이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는 팀이다. 10개 팀 중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한 팀은 키움 히어로즈(제이크 브리검), SK 와이번스(닉 킹엄), 삼성 라이온즈(벤 라이블리), kt 위즈(윌리엄 쿠에바스) 등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팀의 남은 시즌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구단들은 선수의 ‘이름값’을 보고 영입에 나서지 않는다. 즉 맷 하비, 에디슨 러셀이 아무리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알린 선수라고 해도 그들이 팀 합류 후 나타낼 성적에 더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것.
외국인 선수 교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 팀의 중견 스카우트는 맷 하비와 에디슨 러셀 영입 관련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서 경기에 출전시키기까지 4주일에서 6주일이 걸린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입국한 선수는 2주일 동안의 자가 격리를 거쳐야 한다. 실전 경기에 투입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오랫동안 실전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메이저리그에서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한 선수가 KBO 리그에 합류했을 경우 어떻게 적응해가고 팀워크를 다지는지도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관중들이 입장한다면 유니폼 판매 등 마케팅 활용을 생각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지 않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다면 실력은 물론 인성도 확인해야 한다. 가정폭력 전과가 있는 선수는 솔직히 구단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결국 기존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해 복귀하기를 기다리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