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할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인 양창수(68) 전 대법관이 이번 사건 심의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 부회장이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양 위원장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26일 개최되는 (수사심의)위원회 현안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위원회에서 논의되는 사건의 피의자인 최지성과 오랜 친구 관계”라며 “이번 위원회 회부 신청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공동 피의자 중 한 사람으로서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소인을 구성하고 있는 이상 인적 관계는 회피 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으로, 양 위원장과는 서울고 동창이다.
수사심의위 규정에 따르면 심의 대상 사건의 관계인과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있어 심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회피 신청을 하게 돼 있다.
다만 양 위원장은 최근 한 경제지에 기고한 이 부회장을 두둔하는 내용의 칼럼, 자신의 처남이 삼성서울병원장인 사실 등은 위원회에서 다룰 사건 내용과 객관적으로 관련이 없어 회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오는 26일 위원회에 참석해 회피 의사를 위원들에게 밝히고 위원장 대리의 선임 등 향후 진행에 관해 관련 절차를 설명한 다음 위원회 자리를 벗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이 26일 회의에 참석해 회피 신청을 하면 15명 현안위원 가운데 호선으로 위원장이 선정되며, 회의를 주재한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