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 5년차 계약직 사원 탁정은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배우 박아인이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사진=스튜디오HIM 제공
극중 박아인은 직원의 95%가 정사원인 준수식품의 5년차 계약직 사원으로,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따뜻한 속내를 가진 탁정은 역을 맡았다. 드라마가 후반부로 향하면서 탁정은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비롯해 과거 가열찬(박해진 분)과의 ‘썸’, 주윤수(노종현 분)와의 러브라인 등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박아인 본인이 바라보는 ‘꼰대인턴’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이하는 박아인과의 ‘꼰대인턴’ 일문일답.
―실제 탁정은이라면 극 중 어떤 캐릭터와 가장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하는지.
“정은은 팀 내에서 소외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와도 마음을 깊게 열지 않는 편이에요. 하지만 5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대끼다 보니 오동근 대리(고건한 분), 김승진 사원(홍승범 분)과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지 않았을까요? 새로 들어온 이태리(한지은 분)도 아이디어가 기발하고 깨발랄한 부사수이기에 알게 모르게 계속 마음이 갈 듯 해요. 경쟁보다는 응원하는 마음이 클 것 같아요.”
드라마 ‘꼰대인턴’ 스틸컷. 사진=스튜디오HIM 제공
―주윤수 인턴과의 러브라인이 화제가 됐다. 촬영 도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촬영 현장에서 마케팅영업팀 동료들이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다’라며 많이 놀렸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저희는 매우 진지하게 감정을 연기했어요. 노종현 배우와 여러 상황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또 어려운 부분은 작가님께 전화해서 물어보면서 연기를 준비했어요. 아쉽게도 많이 다뤄지진 않았지만, 동병상련을 느끼며 가까워진 ‘탁주커플’에 공감대를 느끼는 분들이 많길 바라요.”
―‘꼰대인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은.
“방송 전부터 한마음으로 행복하게 촬영했던 마케팅영업팀이라, 팀원들과 함께 여러 사건을 해결했던 모든 장면이 마음에 크게 남아있어요. 랜섬웨어부터 박막동 할아버지 사태 등. 주어진 과제들을 다 함께 해결하면서 실제 회사에 다닌다면 이렇게 전우애가 생기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해보지 못한 직장생활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우리 준수식품에 애사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드라마 ‘꼰대인턴’ 스틸컷. 사진=스튜디오HIM 제공
―주인공 박해진&김응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해진 오빠는 정말 재미있어요. 생활에 코믹함이 늘 녹아있어서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 순간 투닥거리며 다들 웃고 있더라고요. 가열찬 부장님의 코믹함은 해진 오빠에게서 많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요. 이제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와요. 김응수 선생님은 극중 이만식과 싱크로율 98%. 만식이 화나면 함께 화나고 행복해하면 응수 선생님도 컨디션이 좋아요. 그런 디테일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나요. 곁에서 두 선배님의 여러 면면을 보고 연기부터 현장을 대하는 자세, 동료 스태프와의 화합 등을 정말 많이 배웠어요.”
―탁정은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안정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과 직장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탁정은은 팀내에서도 정규직이 되지 못해 항상 불안함이 있어요. 비슷한 상황을 겪어봤거나 겪고 있는 많은 분에게 충분히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감히 그 마음을 다 안다고는 못하지만, 연기자로서의 기다림도 같은 결이라 공감의 폭을 넓히면서 연기했어요. 정은이는 당당한 여자예요.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하지도 않고, 순간순간에 진심을 다할 뿐이죠. 위태롭지만 하루하루를 성실히 채워가다 보면 정은이도 웃을 날이 오지 않을까요? ‘꼰대인턴’을 보시는 직장인 여러분도 그리고 저도 하루하루를 멋지게 채우다 보면 함께 웃을 날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