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기 GS칼텍스배 김지석(왼쪽) 대 신진서의 결승3국 복기장면. 사진=한국기원
결승 1국은 신진서가 LG배 16강 탈락한 이틀 후에 열렸다. 대국장에 나온 신진서의 표정엔 패배의 잔상이 남아있었다. 내용도 접전 끝에 아슬아슬한 반집승. 이후 치른 대국에선 컨디션을 회복한 듯 초반부터 김지석을 압도하며 완승을 거둔다. 3국에서 우승을 결정짓고, 커제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 “기사는 봤는데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젊은이는 젊은이야. 역시 조급하구먼.” 주윤발 주연 영화 ‘도신’에 나온 ‘후생자(后生仔)’ 대사 장면. 사진=예후바둑
커제가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후생자(后生仔). 사전적 의미는 광둥어 방언으로 ‘젊은이’라는 뜻이지만, 맥락상으론 ‘아직 경험이 미천한 풋내기’라는 놀림의 뜻이 있다. 신진서는 예전 자기가 먼저 커제에게 도발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작년 11월, 농심신라면배 본선 2차전 검토실에서 신진서는 “중국에서 가장 강한 기사는 양딩신이다”라고 했다. 중국랭킹 1위였던 커제의 자존심을 미묘하게 긁은 이야기였다.
젊은 승부사에겐 아픈 패배도 거름이 된다. GS에서 우승상금 7000만 원을 충전한 신진서는 “중요한 대국(LG배)을 져서 마음이 가볍진 않다. 일류기사들과 대국해도 5 대 5 이상 유리한 형세를 만들어야 한다. 올해 세계대회 한두 개쯤은 우승하고 싶다”라고 세계대회 우승 의욕을 불태웠다. 15일 열린 쏘팔코사놀배 결승 5번기 1국에서 박정환을 꺾었다. 다시 연승가도에 오른 신진서. 커제가 후생자가 아니라 ‘후생가외(後生可畏·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를 외칠 날도 머지않았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