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C를 매각해 1조 원을 벌어들인 이상록 전 카버코리아 회장이 패션 이커머스 벤처기업 피피비스튜디오스를 인수한다. 이 회장은 피피비스튜디오스 인수를 통해 다시 화장품 사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피피비스튜디오스 홈페이지
이상록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카버코리아(AHC)를 사모펀드 운용사와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에 매각하면서 1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후 개인 자산관리를 위해 설립한 패밀리오피스 너브를 통해 영화제작사와 디자인 회사, 의료기기 회사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
2018년에는 연달아 서울 강남권 부동산을 매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투자를 이어오던 이 전 회장은 피피비스튜디오스를 인수, 피피비스튜디오스가 보유한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츄(Chuu)’, ‘아이스크림12’, ‘달리호텔’ 등 여성 의류쇼핑몰과 자체 화장품 브랜드 ‘베이지’, 콘텍트렌즈 브랜드 ‘하파 크리스틴’을 보유하고 있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국내 온라인쇼핑몰을 합병하며 급성장했다. 특히 해외 배송량이 전체 45%를 차지할 만큼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 2018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예비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상록 전 회장이 피피비스튜디오스 인수 결정의 배경으로 자체 화장품 브랜드가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피피비스튜디오스를 인수해 화장품 브랜드를 키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를 보유했던 스타일난다의 사례처럼 성장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타일난다’는 2018년 글로벌 화장품그룹 로레알에 6000억 원에 매각됐다. 스타일난다는 매출의 70%가량을 색조 화장품 인디 브랜드 3CE를 통해 올렸다.
이 같은 분석은 이 전 회장의 패밀리오피스 너브가 지분 49%를 보유, 2대 주주로 있는 플러스엑스의 법인등기부의 화장품 관련 사업 목적 추가로 힘을 얻고 있다. 플러스엑스는 지난 6월 10일자로 사업 목적에 화장품의 제조 및 판매를 추가했다. 또 6월 11일에는 화장품의 제조 중개업과 미용기기‧의료기기의 제조 및 판매업,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관련 사업, 수출입 상품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이번에 추가된 사업목적은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사업목적과 동일하다.
이와 관련, 피피비스튜디오스 관계자는 “개별 브랜드가 아닌 회사 전체가 매각되는 것이 맞다”면서도 “자세한 사항은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