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강남역 앞에서 공약이 적힌 대형 팻말을 들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 사진=박은숙 기자
열린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자매정당 미래한국당에 대응해 설립된 정당이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손혜원 전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창당 주축이 됐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범진보진영 계열의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면서 열린민주당과 창당 과정부터 선을 그어왔다.
열린민주당은 총선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열린펀드’를 모금했다. 비례정당의 경우 투표율 3% 이상을 넘겨 단 한 명의 당선자만 나와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선거비용 전액이 보전되는 것을 활용한 펀드였다. 열린펀드는 선거 3개월 후 원금과 연이자율 2%를 합친 원리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4월 1일 오후 1시부터 시작한 ‘열린펀드’는 모금 58분 만에 목표액 42억 원을 채워 마감했다. 이 중 실제 모금이 이뤄진 금액은 41억 7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김성회 대변인은 모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참여해주신 당원과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응원이라 생각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운동 초반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열린민주당은 10%가 넘는 정당 지지율이 나오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결국 4·15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5.42%(151만 2763표)의 정당득표율을 기록, 김진애 최강욱 강민정, 세 명의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당선자를 내면서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 받게 됐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21대 총선 선거비용 보전액과 국가 부담비용 지급 결과를 발표했다. 열린민주당은 선관위에 35억여 원을 보전 청구, 공제액을 제하고 34억여 원을 받았다. 이어 점자형 선거공보 작성·발송비용, 장애 후보자 활동보조비 수당·실비 등 국가 부담비용은 1억여 원이 지급됐다.
이에 따라 열린민주당은 선관위에 총 35억 6000만여 원을 받았다. 펀드 약정에 따르면 6월 말 열린민주당이 상환해야 하는 금액은 41억여 원이다. 선거비용 보전액보다 6억 원가량을 더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앞서 열린민주당은 21대 총선 중앙당 수입·지출총괄표를 공개했다. 재산은 3억 8972만 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6일부터 5월 5일까지 수입 48억 953만 원에, 지출 44억 5912만 원을 기록했다. 수입 중 88%인 42억 3356만 원이 차입금이었다. 자금 사정이 여유롭지 못한 상황임을 추정해볼 수 있다.
열린민주당은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열린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상환하는 펀드액수가 42억 원이 조금 안 된다. 기대보다 선관위의 선거비용 보전 판정을 많이 받았다”며 “또한 5월 초 수입·지출 결산 이후 한 달 넘게 지나면서 당비와 후원금, 기부금 등이 많이 들어왔다. 국가보조금도 있다. 잔고가 충분해 6월 말 펀드 갚는 데는 아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