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추진한다. 사진은 지난 6월 16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연합뉴스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약 1조 5500억 원이다.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가진 지분은 36%다. 시가로 5500억 원가량이다. 관건은 경영권 프리미엄인데, 기업가치와 직결된다.
우선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밥캣을 떼어내야 한다. 즉 (주)두산이나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가 가진 밥캣 지분 51.05%를 가져와야 한다는 뜻이다. 시가만 1조 원이 넘어 매매보다는 인적분할이 유력하다. 이 경우 매각 대상인 두산인프라코어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보면 밥캣 부문이 2조 원, 1810억 원인 것과 비교해, 두산인프라코어 부문은 각각 9600억 원, 940억 원가량이다. 두 회사가 공유하는 엔진부문이 수익성이 높은데, 매각 대상에 포함되느냐가 관건이다.
두산이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안은 3조 원이다. 두산타워와 두산솔루스를 매각해도 채 1조 원이 안된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팔아도 역시 1조 원 미만이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을 분할했다. 부실우려 자산을 떼어내는 방식이다. 두산건설은 자기자본이 4427억 원이다. 5000억 원 이상의 값을 받기는 쉽지 않다. 이 밖에 다른 매각대상 자산도 있지만 규모가 작다. 3조 원이 빠듯하다.
결국 두산이 결사적으로 지키려는 자산 4곳에 관심이 모아진다. 밥캣, 두산 베어스, 라데나CC, 중앙대학교다. 두산 베어스는 국내 프로야구단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문 골프장인 라데나CC는 두산이 가진 또다른 골프장인 클럽모우와 패키지 매각은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대학교는 두산의 소유는 아니지만 기부금 등을 통해 이사회 운영권을 거래할 수도 있다. 중앙대학교는 서울 흑석동에 알짜 부동산을 갖고 있으며, 대학병원을 거느리고 있다. 서울 소재 종합대학교, 특히 의대를 포함한 대학재단은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탐내는 자산이다. 두산건설 매각 때 중앙대학교가 함께 묶여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