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벨기에 앤트워프의 튀른하우트에 거주하는 장 반 랜데그헴(65)이 바로 이런 괴상한 경험을 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수상한 피자 배달이 9년 전부터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치 않는 피자를 9년간 배달받은 장 반 랜데그헴.
랜데그헴은 “어느 날 갑자기 피자 배달원이 피자 여러 개를 한가득 싣고 왔다. 하지만 나는 피자를 주문한 적이 없었다”고 말하면서 피자를 처음 배달 받았던 날을 회상했다. 처음에는 그저 주문에 착오가 있었겠거니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때부터 계속해서 피자를 비롯해 케밥 등 다른 음식들도 수시로 집으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 그가 주문한 음식들은 아니었다. 심지어 어떤 날에는 하루 종일 무려 10회에 걸쳐 피자 배달을 받기도 했으며, 열네 개의 피자가 한꺼번에 배달되어 오기도 했다.
피자가 배달될 때마다 그는 피자를 수령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돈을 지불할 필요는 없었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배달원이 그의 문을 두드리는 통에 신경이 예민해지고 말았다. 주문하지 않은 피자가 또 배달됐다고 생각하면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평일이나 주말, 그리고 하루 중 아무 때나 배달이 온다. 배달은 튀른하우트에 있는 매장에서 오기도 하지만 주변 지역에서 오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치를 떨었다. 한번은 심지어 새벽 2시에 온 적도 있었다. 그는 “더는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다. 길에서 스쿠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한다. 또 누군가 와서 피자를 건넬까봐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경찰도 소용이 없었다.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범인은커녕 흔적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유령 배달’에 염증을 느낀 사람이 그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랜데그햄은 “인근에 사는 친구도 나와 똑같은 일을 겪고 있다. 그 친구 역시 9년 동안 주문도 하지 않은 피자를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어떤 날에는 둘 다 같은 날에 피자를 배달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서로에게 곧 배달이 도착할 것이라면서 경고를 해준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 피자 배달이 서로 알고 있는 친구나 지인이 벌이고 있는 일종의 심술궂은 장난이라고 믿고 있는 그는 “지난 9년 동안 나를 괴롭혀온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라며 벼르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